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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인을 위한 식품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08-10-06 09:10:56
첨부파일 조회수 3489
과학과 의학 지식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수명은 계속 증가하여 왔으며, 전체 인구 중 노인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져서 고령화 문제가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급속하게 고령화가 진행되어 노인의 삶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 중의 하나가 노인들의 먹거리에 관한 것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위한 식품에 대한 연구나 정책은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노인(老人)에 대한 정의는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고 있다. 국제연합(UN)에서는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高齡化社會, Aging Society), 14%를 넘으면 고령사회(高齡社會, Aged Society),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超高齡社會, Super-aged Society)라고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이 7.2%로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19년경에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실버산업이 주목 받고 있다. 실버(silver)란 노인의 흰머리를 미화시켜 표현한 단어로 실버산업이란 노년층을 고객으로 하는 산업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노인을 보살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비계층으로 인식하는 영리 목적의 사업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는 노인들을 위한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있으며, 노인들을 주소비층으로 하는 옷을 비롯한 일상 제품과 의약품, 식품 등이 포함된다. 실버산업은 고령친화산업(高齡親和産業)이라고도 하며, 2007년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2년의 시장규모가 12조 8천억 원이었으며, 2010년에는 43조 9천억 원이 되고, 2020년에는 148조 6천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식품부문의 실버산업으로는 각종 건강식품이 대표적이다. 노인이 되면 면역기능이 약화되고, 소화기능이 저하되며,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건강식품을 찾게 된다. 그러나, 건강을 위하여 먹은 건강식품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판단력이 흐린 노인들을 노린 악덕 상술에 의한 피해는 별도로 하더라도, 효능이 증명되지 않은 유사 건강식품의 과장 광고에 의한 피해도 적지 않다. 효능이 증명된 건강기능식품이라 할지라도 ‘남이 좋다고 하니까 나도 따라 하는’ 오남용에 의한 부작용이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며, 각자의 건강 상태나 영양 섭취 수준에 따라 효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노인의 경우 소화력 저하 등으로 건강식품을 섭취한 후 소화장애나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노인을 위한 식품은 실버푸드(silver food)라고도 하고, 일본의 경우에는 개호식(介護食)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개호(介護)란 ‘곁에서 돌보아 줌’이란 의미로서 주로 노인을 보살피는 경우에 사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단어이므로 여기서는 ‘노인식(老人食)’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노인식을 고려할 때에는 노인은 단지 나이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신체 기능이 노화되어 젊은 시절의 몸 상태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우선 노인은 기초대사량, 신체 활동, 근육의 양 등이 감소하여 성인에 비하여 열량 소모량이 감소하게 되므로 하루 섭취 열량 기준을 성인의 80%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또한 노인은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어 정상적인 성인과는 달리 음식을 먹는 데에도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겪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배려도 하여야 한다.

최근 노인의 힘겨운 신체 상황을 체험하여 그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노인 체험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장비들은 눈을 침침하게 만들기 위한 특수 안경, 청각과 후각을 둔화시키기 위한 솜 마개, 손의 활동을 제한하는 장갑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손목이나 팔꿈치, 무릎에는 압박대를 하고, 다리와 팔에 모래주머니를 차서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젊은이들이라 할지라도 셔츠의 단추를 끼우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간단한 일도 힘들게 된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보통 80세 정도의 노인이라면 항상 이런 상태에 있는 것이다.

노인식에서 우선 고려하여야 할 것은 사용의 간편성이다. 노인은 손가락의 힘이 약하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식품 포장지를 개봉하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식품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기 위에 필름을 접착한 제품의 경우 보통은 노인들이 뜯기에는 힘이 들거나 뜯는 곳이 너무 작아 잡을 수 없기 일수이다. 참치캔 등의 원터치캔 뚜껑도 노인의 손으로 개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노인식이라면 개봉하는데 힘이 덜 드는 재질을 선택하여야 하며, 손으로 잡기 쉽도록 손잡이가 되는 부분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

노인식은 조리 방법이 간단하거나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즉석섭취•편의식품이나 레토르트식품 등이 이에 적합한 형태라 하겠다. 또한 대부분의 노인은 보행이 자유롭지 못하므로 시장보기를 꺼려하고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집에서 주문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노인식은 배달이 용이하게 포장형태나 포장단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노인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가 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을 위한 식품에서는 설명서 등이 크고 눈에 잘 띄는 글씨로 되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가능하면 글씨 대신에 알기 쉬운 도안(그림)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매장 등에서 구입할 때에도 선택하기 쉽도록 다른 일반 식품과 잘 구별되는 디자인이나 마크 등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노인의 경우 파란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저하되어 가스레인지 등의 파란불꽃을 잘 보지 못하고 불꽃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과하게 가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노인식은 설명서와 다소 차이 있게 조리하더라도 음식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그릇에 붓는 물의 양 등에 여유를 두고 설계하여야 한다.

노인은 치아가 약해지고 씹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노인식은 단단한 것보다는 무른 것이 좋다. 또한 노인은 침의 분비량도 적어지므로 분말제품이나 건조한 제품은 삼키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노인식은 이유기 어린이의 식품과 유사하게 어느 정도 수분을 함유한 유동식(流動食)이 좋다. 그러나, 식품에 대한 경험이 없는 어린이와 달리 노인은 건강하던 시절 먹던 경험이 있으므로,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하여는 외관이나 색상은 본래 식품과 유사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카레 요리에 사용되는 당근의 경우, 외관 및 색상은 유지하더라도 보통보다 더 익혀서 씹으면 쉽게 부서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노인이라 하더라도 개인차가 존재하여 청년 못지않은 신체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도 있고, 평균적 노인의 능력에도 모자라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노인식은 각자의 능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도록 단단하기 등을 조절하여 같은 제품이라도 여러 종류를 개발하여야 한다. 씹는 능력이나 삼키는 능력을 고려하여 다음의 다섯 단계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사실 이런 단계 구분은 엄격하게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기본식 --- 식사 능력이 정상적인 성인과 차이가 없어 보통의 식품을 그대로 제공하는 것 ⊙ 부드러운 것 --- 단단한 것을 씹기 어려운 노인을 위해 부드럽게 처리한 것 ⊙ 잘게 썬 것 --- 씹는 능력이 더욱 떨어진 노인을 위해 그대로 삼킬 수 있는 크기로 자른 것 ⊙ 페이스트 --- 씹는 능력뿐만 아니라 삼키는 능력도 약해진 노인을 위해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고, 성형틀을 사용하여 본래의 식품 이미지는 살려 성형한 것 ⊙ 유동식 --- 씹는 능력이나 삼키는 능력이 극도로 쇠퇴한 노인을 위해 믹서로 갈고 물을 첨가하여 액상으로 만든 것

노인식에서 빠뜨릴 수 없는 점은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은 미각이 감퇴하여 맛을 느끼는 강도가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고농도로 사용하지 않으면 맛을 모르게 된다. 예를 들어 노인들은 음식이 싱겁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실제 음식이 싱거워서가 아니라 짠맛을 느끼는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의 입맛에 맞추어 간을 하게 되면 소금을 과잉으로 섭취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단맛이나 신맛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노인의 경우 노인식과는 별도로 건강을 위하여 수분 공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사람은 하루에 필요한 수분섭취량의 반 정도는 식품에 포함되어 있는 수분에서 얻고, 나머지는 직접 물을 마심으로써 얻는다고 한다. 그런데, 노인은 식사량이 적어 식품으로 공급받는 수분도 적고, 성인에 비하여 갈증을 덜 느끼기 때문에 물도 별로 마시지 않게 된다. 결국 몸이 필요로 하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여 체액의 전해질 조절 등에 지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물을 마시도록 권하여야 한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성인들에게 노인은 더 이상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부양의 대상이 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인은 하나의 소비계층이면서 누구나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생의 한 시기이다. 노인에 대한 바른 인식과 그에 따른 대책은 결국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누리게 될 혜택이 되는 것이다. 노인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나 연구는 지금부터라도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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