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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염비브리오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08-12-29 08:12:58
첨부파일 조회수 3392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어패류를 회, 무침 등 날것으로 먹는 식습관이 있는 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 중에 장염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이 있다. 장염비브리오는 육지에 가까운 바닷물에 주로 분포하고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며, 이 균에 의한 식중독은 주로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07년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발생한 식중독의 39.8%가 횟집에서 발생하였으며, 최근 5년(2003년~2007년) 발생한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환자의 76.2%가 8~9월에 발생하였다고 한다.

비브리오(Vibrio)속(屬)의 세균은 담수에서 해수에 이르기까지 물속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병원성이 없거나 어류에게는 질병을 일으키지만 사람에게는 해가 없는 균이다. 사람에게 질병을 유발시키는 대표적인 비브리오속의 균으로는 제1군 법정전염병인 콜레라를 발병시키는 콜레라균(V. cholera), 제3군 법정전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불니피쿠스균(V. vulnificus), 그리고 식중독의 원인균인 장염(腸炎)비브리오균(V. parahaemolyticus) 등이 있다.

불니피쿠스균은 장염비브리오균과 유사한 세균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으나 독성이나 감염경로에서 차이점이 있다. 장염비브리오균이 오염된 어패류를 통한 경구감염(經口感染)에 의해서만 감염되는데 비하여 불니피쿠스균은 경구감염 및 상처 난 피부를 통한 감염의 두 가지 경로가 있다. 두 균 모두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직접 전염되지는 않는다. 비브리오패혈증에 의한 사망률은 40-50%에 이르러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특히 간질환, 알코올중독, 당뇨병, 만성신부전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의 경우 더욱 위험하다.

장염비브리오균은 1950년 일본 오오사카(大阪)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의 원인균으로 오오사카대학의 후지노(藤野 恒三郎, Fujino Tsunesaburo)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균이 그 당시 알려져 있던 대표적인 비브리오속 균인 콜레라균과는 다른 형태여서 파스튜렐라속의 일종으로 생각하여 Pasteurella parahaemolytica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1963년에 후쿠미(福見秀雄, Fukumi Hideo)와 사카자키(坂崎利一, Sakazaki Riichi)에 의해 비브리오속의 균임이 밝혀졌고, ‘장염비브리오’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장염비브리오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까운 바다 어패류인 고등어, 가자미, 문어, 오징어, 피조개 등의 표피, 내장, 아가미 등에 부착된 균이 조리과정 중에 도마, 행주, 칼, 조리자의 손 등을 통하여 회, 초밥, 게장, 꼬막무침, 야채 겉절이 등의 음식에 2차오염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리기구 및 조리자의 손 등을 위생적으로 깨끗이 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장염비브리오의 잠복기는 짧은 경우 2~3시간 만에 식중독이 나타나며, 때로는 수일 경과 후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보통 12시간 정도에 대부분 발병한다. 증상은 주로 심한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이며, 발열이나 구토, 위장관염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은 물과 같은 설사를 하지만 중증일 경우는 혈변이나 점액변이 나와 이질과 혼동되기도 한다. 드물게 심한 설사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2~3일 경과되면 자연히 회복된다.

장염비브리오가 존재하여도 모두 식중독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고 식중독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많은 양이 있어야 하며, 균에 오염되었더라도 식중독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증식하기 전에 섭취하거나 가열 등의 방법으로 균의 수를 감소 또는 사멸시킨 후 섭취하면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 100만 개체 이상의 균을 섭취하였을 때 발병한다고 하며, 이는 그 사람의 건강상태, 연령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장염비브리오는 다른 식중독균에 비하여 증식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10분에 1회 정도 분열한다. 이는 1,000 마리의 균이 100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하는데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는 의미이다.

장염비브리오는 다른 식중독균보다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잘 증식하며, 최적온도는 35~38℃이나 15℃ 이상에서는 활발하게 증식한다. 따라서, 기온이 높은 하절기에 장염비브리오에 오염된 식품을 방치하여 두면 비교적 단시간 내에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증식하게 된다. 식약청에서 8~9월에 수산물을 섭취 시에는 각별히 주의하여 줄 것을 당부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저온에서는 거의 증식하지 못하므로 5℃ 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염비브리오는 60℃에서 5분 정도만 가열하여도 사멸하므로 끓이는 등의 가열 조리를 하여 섭취하면 안전하다.

장염비브리오는 호염균(好鹽菌)으로서 염분이 1~8% 존재하여야만 증식할 수 있고, 바닷물과 유사한 염분 농도인 2~4% 정도에서 가장 잘 증식한다. 그러나, 염분이 없는 민물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므로 어류의 표면이나 아가미 등 균에 오염되기 쉬운 부분을 수돗물로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균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장염비브리오는 pH7.5~8 정도의 약알칼리성에서 잘 증식하고 산성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므로 식초 등으로 처리하여도 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장염비브리오에 의한 식중독은 주의만 충분히 하면 예방할 수 있으므로, 매스컴 등에 균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더라도 어패류를 기피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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