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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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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산의 해악이 경고된 것은 1970년대부터이나 식품가공 업체들은 최근까지 이를 무시해 왔다. 트랜스지방산의 대명사인 마가린과 쇼트닝은 그 당시 이미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 때문에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으며, 이들이 공급되지 않으면 수많은 공장과 식당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트랜스지방산의 위험성이 지적되면서 국내에서도 트랜스지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대표적인 국내 식품업체들도 트랜스지방산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이며, 탄소의 이중결합 부분에 있는 수소의 위치가 일반적인 수소의 위치와 반대이다. 보통의 이중결합에서는 수소의 위치가 같은 방향에 있는 시스형( cis형 )이지만, 트랜스지방산에서는 서로 반대 방향에 있는 트랜스형( trans형 )으로 되어 있다. 육체적인 성(性)과 정신적인 성(性)이 반대인 사람을 ‘트랜스젠더’라고 하듯이 ‘트랜스( trans )’란 사물의 성질이나 위치가 엇갈려 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접두어이다. 참고로, ‘시스( cis )’란 같은 방향을 의미하는 접두어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하여 트랜스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이면서도 포화지방산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막대모양의 탄소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산이 문제시 된 것은 유지를 가공할 때의 인위적 조작에 의해 다량의 트랜스지방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제조하는 공정 중 하나인 ‘경화(硬化)’이다. 마가린이나 쇼트닝은 버터나 라드(lard, 돼지기름)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것이나, 대량생산에 의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원래의 버터나 라드에 비하여 맛도 뛰어나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마가린과 쇼트닝은 상온에서 액체인 식물성기름을 원료로 하여 고온ㆍ고압 조건에서 중금속촉매를 사용하여 불포화지방산의 이중결합에 강제적으로 수소를 첨가하여 포화지방산으로 만들어서 상온에서 고체 상태가 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수소첨가반응을 경화(hydrogenation)라고 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기름을 경화유( hardened oil )라고 한다.
다중불포화지방산에 수소를 첨가하면 단일불포화지방산이나 포화지방산으로 변하게 된다. 이때 형성된 단일불포화지방산 중 일부는 시스형이 아닌 트랜스형으로 바뀌게 된다. 보통 경화유에는 30~40%의 트랜스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원료로 사용한 마가린이나 쇼트닝에도 상당량의 트랜스지방산이 존재하게 된다. 또한 마가린이나 쇼트닝을 사용하여 제조한 팝콘, 빵, 과자, 스낵, 닭튀김, 감자튀김 등에도 트랜스지방산이 포함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마요네즈도 반고체 상태이므로 경화유를 사용한 것으로 오해하여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식품으로 알고 있으나, 마요네즈에 사용하는 기름은 식물성샐러드유로서 트랜스지방산이 거의 없으며, 따라서 마요네즈에서는 트랜스지방산이 발견되지 않는다.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등과 같이 압착기로 눌러 짜는 방식으로 얻어내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성기름에는 트랜스지방산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용제로 기름을 추출하여 대량 생산하는 대두유, 옥배유, 면실유 등 식용유에서는 미량의 트랜스지방산이 발견된다. 이들 식용유는 정제 과정에 바람직하지 않은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脫臭)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공정은 230℃ 이상의 고온에서 이루어지며, 이때 트랜스지방산이 일부 생성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2004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식용유 중의 트랜스지방산 함량은 평균 1.0%였다.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식용유로 튀김요리를 할 때에도 고온에서 오래 사용한 식용유라면 트랜스지방산이 발견될 수 있다.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불포화지방산은 거의 모두가 시스형 결합을 하고 있으며, 극히 예외적으로 소, 양, 염소 등 되새김질을 하는 초식동물의 고기나 젖에서 소량의 트랜스지방산이 발견된다. 이들 초식동물은 소화기관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도움으로 불포화지방산을 소화시키며, 이때 트랜스지방산이 일부 생성되고 흡수되어 고기나 젖에 남게 된다. 그러나, 육류이나 우유 등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산은 아주 극미량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트랜스지방산이 처음 이슈화 된 것은 심장병, 당뇨병, 암 등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공개되면서부터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트랜스지방산의 악영향은 포화지방산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트랜스지방산은 포화지방산처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의 수치를 낮추기 때문이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 LANCET에 의하면 트랜스지방산 섭취가 2% 증가하면 심장병 위험이 25~30% 상승된다고 한다. 미국 하버드의대 프랭크 후 박사는 14년간 8만4천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한 결과 트랜스지방산 섭취를 2% 늘리면 당뇨병 발생률이 39% 증가하였다고 한다.
트랜스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필수지방산과 대체되어 세포막, 호르몬, 각종 효소 등 생체기능 조절물질의 구조를 왜곡한다. 세포막의 예로 살펴 보면, 우리 몸의 세포는 세포막을 통해 영양분을 받아들이고 노폐물을 배출하며, 생체활동에 필요한 물질을 받아들이고 유해한 병원균은 차단한다. 이러한 세포막의 신비한 기능은 정교한 ‘선택적 투과’로 설명된다. 세포막의 주요 구성 성분은 필수지방산이며, 필수지방산의 이중결합은 시스형으로 탄소 사슬이 구부러져 있으므로 선택적 투과에 적절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산은 구조만 틀리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므로 이 필수지방산의 자리에 대체될 수가 있으며, 트랜스지방산의 탄소 사슬은 막대기 모양으로 펴져 있으므로 선택적 투과 기능이 뒤엉켜버린다. 결국 멀쩡한 영양분을 슬슬 흘려버리고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을 쉽게 받아들이는 등 모든 것이 제멋대로 드나들게 되어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면, 트랜스지방산은 백해무익한 물질인가? 2006년 일본 도후쿠대학(東北大學)의 엔도 야스시(遠藤泰志, Yasushi Endo) 교수 등이 학술잡지(The Journal of General and Applied Micro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트랜스지방산인 엘라이드산(elaidic acid)이 장내 유산균(Lactobacillus)의 세포막 구성성분으로 이용되어 유산균의 증식을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은 트랜스지방산이 프레바이오틱스(prebiotics)로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나, 한편으로는 트랜스지방산의 감소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 것이다. 즉, 연구 결과 유산균이 시스지방산보다 트랜스지방산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므로, 트랜스지방산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할 경우 유산균을 함께 섭취하면 트랜스지방산은 유산균의 균체 내로 흡수되고 사람의 소화기관으로는 흡수되지 않아서 트랜스지방산의 폐해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예 안 먹으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어느 정도가 안전한 섭취량일까? 세계보건기구(WHO)는 2003년 성인의 하루 섭취 칼로리의 1% 이내로 트랜스지방산을 제한했다. 성인의 하루 섭취 칼로리를 2000cal로 하면 20cal 이하가 되며, 지방 1g이 9cal를 내므로 트랜스지방산의 하루 제한량은 대략 2.2g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인제대학교 송영선, 노경희 교수팀은 부산지역 여고생 542명을 대상으로 트랜스지방산 섭취 수준을 조사하여 2003년 한국영양학회 추계 학술대회에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산의 주요 섭취원은 과자류(37.5%), 빵류(28.7%), 우유 및 유제품(17.2%), 튀김류(9.7%), 기타(6.9%) 등이었으며, 1일 평균 섭취 수준은 4.24±0.18g 이었다. 이는 미국 6~15g, 캐나다 8.4g, 아이슬랜드 6.0g 등에 비하면 낮은 편이었다.
한국식품연구원 하재호 박사 연구팀은 국민 1인당 1일 트랜스지방산 섭취를 모니터링하여 최소 468.8mg에서 최대 4795.3mg으로 평균 약 2600mg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였다(2006년).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섭취량보다 다소 높은 수치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특히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청소년층의 섭취량이 많았다. 트랜스지방산의 섭취량은 과자, 빵, 즉석식품으로부터 187.0mg~2414.2mg 정도이고, 육제품으로부터 섭취하는 양도 48.3mg~600.2mg으로서 일부 육제품에는 비교적 많은 양의 트랜스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식용유로부터 섭취되는 트랜스지방산의 양은 하루에 2.0~37.1mg 정도에 불과하여 식용유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매우 적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2006년 국립암센터에 의뢰하여 전국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트랜스지방 1일 평균 섭취량은 0.37g이었으며, 조사대상자 중 WHO의 권고수준을 초과한 경우는 2.8%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이는 미국의 5.3g, 캐나다의 8.4g, 영국의 2.8g, 스페인의 2.1g 등에 비하여 매우 낮은 수준으로 우리 국민의 트랜스지방 섭취량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닌 셈이다.
최근 트랜스지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우려가 급증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6년 민ㆍ관합동대책반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트랜스지방산 저감화 노력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그 결과 2006년 12월의 조사에 의하면 가공식품 중 트랜스지방 수준이 2004년~2005년 대비 평균 50% 이상 감소되었다고 한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은2007년 초 식품표시 개정안을 입안 예고한 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8년부터 트랜스지방산의 표시를 본격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랜스지방산에 대하여는 아직 밝혀진 것보다는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으며,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는 천덕꾸러기인 트랜스지방산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은 식품과학 분야에서 종종 있었고, 앞으로도 현재의 학설을 뒤집는 연구결과는 계속 발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랜스지방산의 일종인 공액리놀레산(CLA)이 비만을 억제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차츰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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