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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E(토코페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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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E는 한 가지 물질이 아니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여덟 가지 화합물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크게 ‘토코페롤(tocop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로 구분되며, 각각은 다시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등 네 종류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하고 활성이 큰 것이 ‘알파토코페롤(α-tocopherol)’이며, 비타민E의 양을 표시할 때에는 ‘α-TE(tocopherol equivalent)’과 같이 알파토코페롤로 환산한 양으로 나타낸다. 보통 토코페롤이라 하면 알파토코페롤을 의미하며, 비타민E의 대명사처럼 사용된다.
1922년 에반스(Herbert McLean Evans) 등은 쥐를 이용한 시험에서 식물성기름에 있는 어떤 물질을 먹이로 주었을 때에만 건강한 새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항불임인자(anti-sterility factor)’라고 하였다. 그 후 1925년 에반스는 이 물질에 그때까지 알려진 비타민D의 뒤를 이어 비타민E라는 명칭을 부여하였다. 1936년 에반스는 소맥 배아유에서 비타민E를 최초로 분리해내고, ‘토코페롤(tocophero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그리스어로 ‘출산(birth)’을 의미하는 ‘tocos’와 ‘가져온다(to carry, to bear)’는 뜻의 ‘pherein’에 알코올을 의미하는 접미어 ‘-ol’를 붙여 합성한 말이다. 알파토코페롤의 화학구조는 1938년 페른홀츠(Erhard Fernholz)에 의해 최초로 규명되었으며, 같은 해 카러(Paul Karrer) 등에 의해 합성되었다.
비타민E는 쥐의 생식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런 이유로 ‘항불임인자’ 또는 ‘토코페롤’이라는 이름을 얻었으나, 사람에 있어서는 생식과 관련하여 필수적이라는 증거가 입증되지 않았다. 오늘날 비타민E에 관한 연구는 주로 생체 내 항산화작용에 관한 것이며, 산화방지제로서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인체 내의 다양한 세포는 인체의 활동 및 생명 유지를 위하여 다양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그 부산물로서 ‘활성산소(活性酸素, oxygen free radical)’를 생성하게 된다. 이 활성산소는 유해산소라고도 하며, 인체 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막, DNA 등의 구조를 파괴하게 된다. 비타민E는 이런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세포막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E는 세포막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노화를 지연시키고, 신경계 및 순환계 질환을 예방하며, 면역 기능 및 암 예방 효과까지 발휘한다. 그 외에도 적혈구에 들어있는 혈색소로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hemoglobin)의 색소 부분인 ‘헴(heme)’의 합성에 필요하고, 혈소판(血小板)의 응집에도 관여하며,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한편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며, 보습 효과 및 모발의 성장촉진 효과 등이 있어 미용에 도움이 되므로 화장품의 원료로서 널리 이용된다. 또한 습진, 피부염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피부연고제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비타민E는 식물성 기름, 계란노른자, 녹황색 야채, 곡류의 배아 등에 많으며, 열과 산에 안정하고, 지용성이어서 물에 녹지 않으므로 통상적인 요리 시의 손실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기름이 산패하거나 고온에서 장시간 가열하면 산화되어 손실되고 만다. 보통의 경우 사람에게 있어서 비타민E의 결핍증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일상적인 식사를 통하여 충분한 양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타민E는 인체에 저장되어 있는 양이 많아서 상당 기간 비타민E가 부족한 식사를 하여도 결핍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일단 비타민E가 결핍되면 노화현상의 촉진, 동맥경화, 신경세포 손상, 근육 위축, 용혈성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음식으로 섭취된 비타민E의 약 30~50%가 소장에서 흡수되며,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흡수율은 감소한다. 흡수 시에는 담즙과 췌장액이 필요하므로 간이나 췌장에 이상이 생기면 비타민E의 흡수가 감소될 수 있다. 흡수된 비타민E는 간으로 운반되어 토코페롤 결합단백질(α-TTP)과 결합된 후 다시 혈액으로 분비되며, 신체의 각 조직으로 운반되어 저장된다. 비타민E는 모든 조직에 존재하나 간에 특히 많으며, 각 조직에서는 주로 인지질과 함께 세포막에 위치한다. 간, 신장, 비장 등에서는 비타민E가 빠르게 대사되며(반감기 5~7일), 지방 함량이 높은 조직에서는 비교적 천천히 대사된다. 비타민E의 대사물은 소변을 통해 배설되며,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비타민E는 그대로 대변으로 배설된다.
다른 지용성 비타민에 비하여 비타민E는 독성이 아주 적은 비타민으로 과잉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타민 보충제의 형태로 과량의 비타민E를 장기간 복용하였을 경우에는 두통, 피로, 위장장애, 혈액응고 억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 2005년에 발표한 한국인영양섭취기준에 의한 비타민E의 일일 충분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10mg α-TE이고, 수유부는 3mg α-TE이 추가로 요구된다. 성인의 상한섭취량은 모두 540mg α-T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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