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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B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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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B12는 지금까지 알려진 13개의 비타민 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견되었으며, 분자 구조 내에 코발트(Co)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코발라민(cobalamin)’이란 화학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비타민B12에는 ‘시아노코발라민(cyanocobalamin)’, ‘5-디옥시아데노실코발라민(5-deoxyadenosylcobalamin)’, ‘메틸코발라민(methylcibalamin)’ 등의 형태가 있으나 비타민B12라 하면 보통은 시아노코발라민을 의미한다. 비타민B12는 황(S)과 인(P)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비타민 중에서 유일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으므로 ‘빨간비타민(the Red Vitamin)’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비타민B12는 악성빈혈(惡性貧血, pernicious anemia)의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악성빈혈은 정상적인 세포보다 비대해진 적아구(赤芽球)가 형성되어 발생하는 거대적아구성빈혈(巨大赤芽球性貧血, megaloblastic anemia)이며, 과거에는 이 빈혈에 걸리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거의 사망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 병이었기 때문에 ‘악성(惡性)’이란 수식어가 붙게 되었다. 1926년 마이넛(George Richards Minot)과 머피(William Parry Murphy)는 동물의 생간을 섭취하면 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음을 밝혀내었고, 이 공로로 1934년에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비타민B12의 구조와 인체 내에서의 역할을 밝혀내는 데는 그로부터 수십 년이 경과되었다. 그 이유는 비타민B12와 엽산(비타민B9)은 상호 의존적이어서 엽산으로부터 비타민B12를 구분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엽산도 빈혈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으나, 오늘날에는 비타민B12가 주된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1948년 영국의 스미스(E. Lester Smith)와 미국의 릭스(Edward L. Rickes) 등은 각각 독립적으로 비타민B12를 결정상으로 분리하는데 성공하였다. 스미스는 이 물질에 ‘항악성빈혈인자(anti-pernicious anemia factor)’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릭스 등은 ‘비타민B12’라고 불렀다.
비타민B12의 화학구조가 밝혀진 것은 1956년 영국의 호지킨(Dorothy Mary Crowfoot Hodgkin) 박사에 의해서였으며, 그녀는 이 공로로 196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비타민B12 대단히 크고 복잡한 분자구조로 되어 있어서 화학구조가 밝혀진 후에도 합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최초의 합성은 1971년 미국의 우드워드(Robert Burns Woodward)에 의해 이루어졌다. 비타민B12는 동물이나 대부분의 식물은 합성하지 못하고 일부 미생물에 의해서만 생합성되며, 오늘날에도 비타민B12의 공업적 생산은 박테리아(Streptomyces griseus)를 이용한 발효공법을 활용하고 있다.
비타민B12는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물질이므로 식품 중의 비타민B12가 우리 몸 속으로 흡수되기 위하여는 복잡한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흡수되는 비율은 섭취한 비타민B12가 많을수록 낮아지며, 예를 들어 0.5㎍ 이하를 섭취하였을 경우에는 약 70%가 흡수되지만 100㎍을 섭취하면 흡수율은 약 1%로 떨어진다고 한다. 성인은 체내에 2~3mg 정도의 비타민B12를 지니고 있으며, 50~90%는 간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비타민B12는 담즙으로 배설되며, 건강한 사람의 경우는 65~75% 정도가 재흡수 된다. 다량의 비타민B12를 주사로 투여하면 여분의 비타민B12가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보통의 경우 대부분의 비타민B12는 담즙에서 배설된 후 재흡수 되지 못하면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흡수된 비타민B12는 체내에서 5-디옥시아데노실코발라민 또는 메틸코발라민으로 전환되어 단일 탄소단위(one-carbon unit)를 이동시키는 조효소로 작용한다. 비타민B12은 엽산의 작용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므로,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엽산이 조효소로 변환되기 어렵기 때문에 엽산 결핍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비타민B12의 체내에서의 역할 및 결핍증세는 엽산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비타민B12의 대표적인 기능은 세포의 DNA 합성, 조혈 작용 등이며, 결핍증상으로는 악성빈혈을 비롯하여 신경장애, 체중감소, 만성피로,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
비타민B12는 적색 결정으로서 물과 알코올에 잘 녹으며, 빛에는 약하나 열이나 산 또는 알칼리에는 비교적 안정하여 통상적인 조리과정에서 손실되는 일은 거의 없다. 비타민B12는 소량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식생활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 2005년에 발표한 한국인영양섭취기준에 의한 비타민B12의 일일 권장섭취량은 성인 남녀 모두 2.4㎍이고, 임신과 수유 중에는 각각 0.2㎍이 추가로 요구된다. 비타민B12는 대부분의 동물성 식품에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동물의 간, 신장을 비롯하여 어패류, 난류, 우유 및 유제품에 많이 들어있다.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는 소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채식주의자와 같이 동물성 식품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은 비타민B12의 결핍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비타민B12 보충제를 복용하여야 한다.
일반 식품이나 영양보조제에 들어있는 수준의 비타민B12 함량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지 못하며, 매일 3mg 정도로 복용하여도 유해하지 않았다는 임상적 보고가 상당히 많이 있으므로 비타민B12의 상한섭취량은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비타민B12를 과량으로 섭취하면 소화흡수율이 낮아지며, 여분의 비타민B12는 배출되고 말게 되므로 권장섭취량 이상으로 많이 섭취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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