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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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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외식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인 1980년대 이전에는 외식의 대표적인 메뉴가 자장면이었으며, 특히 입학이나 졸업 및 이사 가는 날 등에는 거의 모두 자장면을 먹었다. 요즘은 예전처럼 외식으로 자장면을 찾는 일이 드물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식에서도 피자나 닭튀김 등에게 우선순위를 내주었으나, 아직까지도 서민들이 한끼를 해결할 때 가장 즐기는 음식으로서 사랑 받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를 비롯하여 매달 14일을 기념하는 신세대들에게 4월 14일은 ‘블랙데이(black day)’로 불리며, 발렌타인데이 및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이나 사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는 날로 알려져 있다.
자장면은 야채와 고기를 춘장과 함께 볶은 검고 걸쭉한 소스를 밀가루로 만든 국수에 비벼먹는 요리로서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다. 자장면(炸醤麺)은 원래 중국 북부지방의 서민 음식으로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특히 베이징(北京)의 자장면이 유명하여 중국의 ‘6대 국수’ 중 하나로 꼽힐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화교에 의해 소개된 자장면은 우리나라에서 토착화하면서 한국식으로 변하였고, 오늘날 우리가 즐기고 있는 한국식 자장면은 중국식 자장면과 크게 차이가 있어 전혀 다른 음식으로 취급하여야 할 정도이다.
중국 자장면과 한국 자장면의 가장 큰 차이는 우선 첨가하는 장(醤)의 색깔이다. 중국 자장면에는 우리의 된장과 비슷한 색깔의 갈색 장이 사용되는데, 한국 자장면은 ‘춘장(春醬)’이라고 불리는 검은색 장이 사용된다. 맛도 중국의 장은 단맛이 약하고 짠맛이 강한 편인데 비하여 한국의 춘장은 단맛이 강하다. 또한 한국 자장면은 고기를 비롯하여 양파, 감자 등 야채를 풍부하게 넣어 장 외에 약간의 야채를 넣었을 뿐이어서 짠맛 이외에 특별한 맛이 없는 중국 자장면과는 차이가 있다.
자장면의 원조가 중국이냐 한국이냐 하는 논란도 있으나, 한국식 자장면이 인천에서 시작되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1883년 인천의 개항과 함께 중국(淸)의 조계(租界, 치외법권 지역)가 설치되고 중국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였으며, 인천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의 차이나타운은 현재에도 ‘청관(淸館)거리’로 불린다. 청국(淸國) 조계를 중심으로 무역이 성행하며 많은 중국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그들과 함께 중국의 음식도 들어오게 되었으며, 그 중의 하나가 자장면이다. 당시 인천에 이주한 중국인은 지리적 여건 상 산동(山東)지방 출신이 많았고, 자장면 역시 비교적 달콤한 첨면장(甛麵醬)이란 산동식 장을 사용하였다.
인천에 거주하던 중국인들이 만들어 먹던 자장면을 정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905년 공화춘(共和春)이란 음식점에 의해서였다. 인천시 차이나타운에서는 2005년 자장면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였으며, 이는 공화춘에서 자장면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계산한 것이다. 공화춘은 원래 화교 우희광(于希光)이 산동회관(山東會館)이란 이름으로 식사와 숙박을 겸한 숙식업소로 시작하여 1912년에 아시아 최초의 공화국인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수립을 기념하여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공화춘이란 ‘공화국(共和國) 원년(元年)의 봄(春)’이라는 뜻이다.
우희광이 설립한 공화춘은 수십 년 동안 가장 유명한 중국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현재는 폐업한 상태이며, 그 건물만 남아있다. 공화춘은 2층 건물로서 청나라 조계지의 건물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어 2006년 문화재청에 의해 근대문화재 제246호로 등록되었다. 공화춘은 주변의 근대 건축물과 연계하여 자장면 박물관, 근대건축 박물관 등 테마박물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우희광 및 그의 후손은 수십 년 동안 공화춘을 운영하였어도 상표등록을 하지 않았으며, 오늘날 ‘공화춘’이란 상호나 상표를 사용하는 자장면은 모두 옛 공화춘의 명성을 차용한 것이다.
공화춘에서 1905년부터 자장면을 판매하였다고 하나 이때의 자장면은 중국식 자장면으로서 오늘날의 한국식 자장면이 나타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외국인 조계지는 모두 폐쇄되었고,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면서 인천 차이나타운의 상권은 완전히 마비되고 화교들은 대부분 떠나갔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각종 제도적 제한 및 차별대우로 인하여 화교사회는 더욱 쇠퇴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식 자장면 대신에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한 한국식 자장면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중국음식의 특징인 과다한 기름과 특유의 향신료가 줄어들고, 양파를 듬뿍 넣어 단맛을 강화하였으며, 감자나 당근이 새로운 재료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한국식 자장면의 가장 큰 특징은 캐러멜(caramel) 색소를 사용하여 검은색을 띠는 춘장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한국 식품위생법(식품공전)에서는 춘장을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 등을 주원료로 하여 누룩균 등을 배양한 후 식염, 카라멜색소 등을 가하여 발효․ 숙성하거나 숙성 후 식염, 카라멜색소 등을 가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캐러멜 색소를 사용한 최초의 춘장은 1948년 화교 왕송산(王松山)이 세운 영화식품(永華食品)에서 제조되었다. 왕송산은 중국식 춘장의 짠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캐러멜을 첨가하여 단맛을 강화하였다. 영화식품은 지금도 약 2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춘장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약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화식품의 ‘사자표 춘장’은 춘장의 대명사처럼 사용된다.( 영남지방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해표 춘장’ 역시 영화식품의 브랜드이다 )
6•25전쟁의 발발과 중공군의 전쟁 참여로 인하여 한국 내 화교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으며, 직업을 얻기 어려운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화교의 대부분은 음식점을 열어 생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당시 한국 내에 남아있던 중국인의 숫자는 매우 적었기 때문에 자장면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공화춘의 창업자인 우희광의 외손녀인 왕애주의 증언에 의하면 전통 중국식 자장면을 판매하던 공화춘에서 양파와 고기를 넣고 춘장을 좀더 묽게 만들어 한국인을 겨냥한 자장면을 판매하게 된 것도 6•25전쟁 이후의 일이라고 한다. 워낙 시대가 어렵고 물자도 풍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양도 많고 빨리 만들 수 있으며 값싸게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자장면의 어원은 중국어 ‘작장면(炸醬麵)’에서 온 말로 표준어는 ‘자장면’으로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짜장면’으로 사용하고 있다. ‘炸醬麵’의 중국어 발음은 ‘자쟝미엔(zhá jiàng miàn)’이며, ‘zhá’의 정확한 발음은 ‘자’와 ‘짜’의 중간쯤 된다. 자장면이 100여 년 전에 처음 인천에 들어왔을 때, 산동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당시 화교들의 발음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귀에는 ‘짜장면’으로 들렸다고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짜장면으로 불리던 명칭이 자장면으로 바뀌게 된 것은 1980년대의 된소리 억제정책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한국어의 된소리화 경향이 언어순화에 역행된다고 하여 가능한 한 된소리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폈으며, 된소리인 짜장면 대신에 자장면이 표준어로 채택된 것이다.
“작장면(炸醬麵)에서 ‘작(炸)’은 ‘볶다’는 의미로 자장면은 장을 볶아서 만든 면 요리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글이 많이 있으나 이는 틀린 내용이다. 자장면이 춘장을 야채 등과 함께 볶아서 면에 비벼먹는 요리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중국요리에서 작(炸)은 ‘볶다’는 의미가 아니라 ‘튀기다’는 의미이다. 중국의 작장면에서 튀긴다는 뜻의 작(炸)이 사용된 이유는 작장면에 사용할 장(醬)을 준비할 때 장 자체의 떫은맛을 제거하고 감칠맛을 내기 위하여 기름에 튀겨서 전처리 하기 때문이다.
자장면의 어원으로 ‘작장면(酢醬麵)’ 또는 ‘초장면(炒醬麵)’이 거론되기도 하나 모두 잘못된 주장이다. 우선 ‘酢’은 ‘炸’과 우리말 발음이 같은 한자이기는 하나, 그 뜻은 ‘술잔을 돌리다’는 것으로 자장면과 전혀 어울리지 않으며, 중국어 발음도 ‘주어(zuò)’로서 자장면과는 거리가 멀다.( 식초란 의미로 사용될 경우의 ‘酢’는 우리말에서는 ‘초’, 중국어에서는 ‘츄(cù)’로 발음된다 ) 중국에 초장면(炒醬麵)이란 요리는 없으며, 중국의 서민 음식으로 국수를 기름에 볶은 요리인 ‘차오미엔(炒麵)’은 있으나, 이는 면 자체를 볶는 것이어서 자장면과는 다른 요리이다. 중국요리에서 ‘초(炒)’는 ‘볶다’라는 뜻이지만 그 발음은 ‘차오(chǎo)’로서 자장면의 어원으로서는 어색하고, 오히려 ‘볶아서 만든 면요리’라는 데 착안하여 역으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춘장은 우리나라에만 있고 중국에는 없는 장(醬)이다. 춘장의 어원에 대하여는 ‘첨면장(甛麵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총장(蔥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첨면장은 산동지방에서 주로 담가먹던 장으로 콩과 함께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여 맛이 단 것이 특징이고, ‘첨장(甛醬)’ 또는 ‘면장(麵醬)’으로 불렸으며, 첨장이 변하여 춘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총장은 중국에서 파(蔥)를 찍어먹던 장이었으며, ‘총(蔥)’의 중국식 발음인 ‘충(cōng)’이 변하여 춘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춘장(春醬)의 ‘춘(春)’자에 주목하여 ‘공화춘(共和春)에서 사용하는 장’이란 의미로 ‘춘장’이 사용되었다고 공화춘과의 연관성을 추정하여 볼 수도 있다. 공화춘 마지막 주방장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인천화교협회 손덕준(孫德俊) 부회장에 의하면, 보통 춘장은 황색(黃色)이나 그가 경영하는 식당에서는 1년 이상 숙성시켜 검은색으로 변한 전통적 춘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공화춘에서 사용하던 장(醬)도 1년 이상 숙성시킨 검은색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식품에서 최초로 춘장을 만들었을 때에도 단지 단맛을 보강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물엿 등 다른 원료도 많았을 텐데 굳이 검은색을 내기 위하여 캐러멜을 사용하였다. 공화춘은 당시에나 지금이나 자장면의 원조로서의 명성이 있으며, 공화춘의 장을 모방하기 위하여 검은색 장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자장면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기는 하나, 한국식 자장면은 인천이 원조이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좋아하는 면 요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여파로 중국에서도 한국 요리의 붐이 형성되고 있으며, 한국식 자장면 역시 아주 맛있는 ‘한국음식’으로 취급되고 있다. 중국에서 건너온 자장면이 한국 고유의 음식이 되어 중국으로 역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자장면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도 판매되고 있으며, 한국 교포뿐만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자장면이 온 국민이 즐기는 식품이 되면서 종류도 다양해졌다.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팔리고 있는 자장면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흔히 면(麵)은 생략하고 ‘자장’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 옛날자장 --- 일반적으로 자장면이라고 부르는 가장 흔한 종류이다. 양파, 양배추, 감자 등의 야채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고 물과 전분을 첨가하여 춘장의 맛을 연하게 만든 자장면을 말한다. ⊙ 간자장 --- 춘장에 물과 전분을 넣지 않고 그냥 기름에 볶기만 하면 간자장이 된다. 보통 자장보다 조금 더 기름지고 짠 편이며, 자장과 면이 따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 삼선(三仙)자장 --- 새우, 오징어, 해삼 등 3가지 해산물이 들어있는 고급 자장면으로서 ‘해물자장’이라고도 한다. 원래 중국 요리에서 ‘삼선(三仙)’이란 ‘삼선(三鮮)’이라고도 하며 왕새우, 해삼, 전복을 의미하는 것이나 값비싼 전복 대신에 오징어가 사용된 것이다. ⊙ 유슬(肉絲)자장 --- 돼지고기를 비롯하여 각종 채소류를 길쭉길쭉하게 썰어 넣어서 자장을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며, 보통 납작한 접시에 나온다. ⊙ 유니(肉泥)자장 --- 유슬자장이 원료를 실(絲)처럼 길게 써는데 비하여 유니자장은 잘게 다져서 넣는다. 원래 ‘니(泥)’는 진흙이란 뜻이지만 요리에서는 갈거나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집 메뉴판에서 보이는 ‘유미자장’ 또는 ‘유모자장’ 등은 유니자장의 잘못된 표기이다. ⊙ 사천(四川)자장 --- 사천(四川)은 중국의 양자강(揚子江) 상류 지방을 말하며, 이 지방 요리는 매운 것이 특징이다. 사천자장은 고추기름을 첨가하여 맵게 한 것을 말한다.
자장면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화학조미료(MSG)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2006년 10월에는 MBC의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에서 일부 중국음식점 자장면에서 기준치 이상의 화학조미료가 검출됐다고 보도하여 크게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이 보도는 오보 문제를 불러왔으며, 한국음식업중앙회의 항의를 받고 같은 프로그램에서 정정방송을 하였다. 화학조미료와 관련하여 중국음식점증후군(CRS, 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란 용어도 있으나, 화학조미료가 몸에 나쁘다는 것은 잘못된 실험과 소비자단체 등의 무분별한 캠페인으로 만들어진 틀린 상식이며, 화학조미료가 몸에 나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자장면은 밀가루로 만든 면(麵)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의 함량이 많고, 춘장을 비롯한 원료들을 기름에 볶기 때문에 지방의 함량도 비교적 많으나, 단백질은 상대적으로 적다. 자장면의 종류나 사용된 원료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자장면 한 그릇(약 450g)의 칼로리는 650~700kcal 정도이다.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약 2,000kcal라고 하면 한끼에 섭취하여야 하는 열량은 600~700kcal이므로, 자장면 한 그릇이면 한끼의 식사로 충분하다 하겠다.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 먹게 되는 음식의 경우 그 식품의 영양성분은 큰 의미가 없으며, 그로 인해 우리 몸의 영양상태에 심각한 변화가 오는 것도 아니므로 그냥 즐거운 기분으로 자장면을 먹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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