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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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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세계무역량에서 1위의 석유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기호음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역사는 짧지만, 어느 유명한 대형 할인마트의 2006년 상반기 최대 판매 품목으로 떠오를 만큼 많이 소비되고 있다. 매일 아침 커피를 습관처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손님이 방문하였을 때 주로 내놓는 음료가 바로 커피이다.
커피는 일반적으로 커피나무의 종자를 볶은 후 따뜻한 물로 우려낸 음료를 말하며, 때로는 음료를 만들기 위한 원료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커피나무는 작은 키의 상록수이며, 앵두와 닮은 붉은 열매를 맺는다. 열매 안에는 보통 두 쪽의 씨(종자)가 들어있으며, 우리가 커피로 이용하는 것은 이 종자이다. 가공하지 않은 종자를 ‘커피콩’ 또는 ‘생원두’라고 하며, 영어로는 ‘green bean’이라고 한다. 생원두는 풋내가 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의 맛이나 향은 전혀 없으나, 품질의 변화 없이 수년 동안 보존할 수 있다. 생원두를 볶는 과정(roasting)에서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생성되며 색깔도 다갈색으로 변하나, 휘발성 성분이 많아 2주 정도가 지나면 맛과 향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커피나무의 원산지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라는 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지금도 야생의 커피나무가 우거진 숲이 있으며, 커피(coffee)라는 말의 어원은 그곳의 지명인 ‘Kaff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기원의 커피나무는 주변으로 전파되어 2차 원산지를 형성하였고, 현재 커피나무속(屬)의 식물은 약 40종이 알려져 있으나 커피 생산용으로 재배되는 것은 아라비카(arabica), 로브스타(robusta), 리베리카(liberica) 등 세 가지이다.
⊙ 아라비카종 ---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이며,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한다. 병충해에 약하여 재배하기 어렵지만 향이 우수한 장점이 있어 주로 원두커피용으로 사용된다. 아라비카종은 다시 마일드종과 브라질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 로브스타종 --- 콩고 지방이 원산지이고,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병충해에 강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서 20세기 초부터 많이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향이 부족하고 아라비카종에 비하여 카페인의 함량이 많으나 가격이 저렴하여 인스턴트커피에 많이 사용된다.
⊙ 리베리카종 --- 라이베리아가 원산지이며, 향미가 떨어지고 쓴맛이 강하여 국제적으로 유통되지는 않고 생산국에서 자체 소비하는 정도로서 생산량은 무시할 정도로 미미하다.
원산지인 에티오피아부터 커피 열매를 이용하기 시작하였으나, 처음에는 음료로 마신 것이 아니라 열매 그대로 먹거나 술로 담가서 의약용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과 같이 음료로 마시게 된 것은 아라비아의 이슬람교도들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밤 기도 시간에 잠에 들지 않기 위하여 커피 음료를 마셨다고 한다. 13세기까지는 주로 이슬람 성직자들만 마셨으나, 14세기 말에 생원두를 볶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기호음료로서 일반인에게도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유럽에는 12세기 십자군전쟁 때에 처음 소개되었으나, 이교도의 음료라 하여 배척 당하다가 르네상스와 함께 커피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 17세기부터는 기독교인들도 커피를 마음 놓고 마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가장 먼저 맛본 사람은 고종황제로 알려져 있다. 1895년 을미사변 때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러시아공사가 커피를 대접하였으며, 다시 궁중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았기 때문에 커피는 궁중의 기호식품이 되었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지식인 및 상류층의 전유물로 애용되던 커피는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면서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커피로 인해 일반인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원두커피가 주로 소비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인스턴트커피의 소비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은 미군 ‘C레이션’ 커피의 영향력이 컸다. 인스턴트커피는 1901년 미국에서 처음 시판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동서식품에서 처음으로 생산하였다.
커피는 가공방식에 따라서 원두커피(whole beans), 분쇄커피(ground coffee), 인스턴트커피(instant coffee) 등으로 분류한다. 원두커피는 생원두를 볶은 종자 모양 그대로의 커피를 말하며, 물로 우려내기 직전에 분쇄하게 된다. 볶은 원두는 품질이 변하기 쉬우므로 보통 생원두 상태로 유통하고, 볶은 후에는 바로 사용하게 된다. 분쇄커피는 원두커피를 미리 분쇄하여 이용하기 편하게 한 것으로 풍미의 변화를 막기 위하여 밀봉 포장하여 유통된다. 보통 분쇄커피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원두커피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인스턴트커피는 원두커피를 분쇄 후 증기 또는 열탕으로 추출하고, 추출된 커피 원액을 농축하고 건조시켜 분말 혹은 과립상태로 가공한 것으로,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소비자가 바로 이용하기 쉬운 장점이 있으나, 맛과 향에서 원두커피보다 부족한 단점이 있다.
커피는 가공과정에서 향의 첨가 여부에 따라서 향커피(flavored coffee)와 레귤러커피(regular coffee)로 구분하기도 한다. 향커피는 헤이즐넛향, 바닐라향 등을 첨가하여 원하는 향을 내도록 가공한 것이며, 레귤러커피는 향을 첨가하지 않은 커피 그대로의 것을 말한다. 레귤러커피는 커피 고유의 향을 느낄 수 있으며 블루마운틴, 모카자바, 콜롬비아슈프리모, 케냐AA 등과 같이 어떤 지역의 이름에서 따온 커피는 대부분 레귤러커피이다. 레귤러커피 중에는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하여 서로 다른 품종의 원두를 혼합한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설탕과 크림이 섞여있는 인스턴트커피를 레귤러커피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늘날 기호음료로서 전세계인이 즐기고 있는 커피는 중세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는 주로 약리효과 때문에 이용되었으며, 커피의 약리효과는 커피 중에 있는 카페인(caffeine)이라는 성분의 영향이다. 이 물질은 1920년 독일의 과학자 롱게(Friedlieb Ferdinand Runge)가 커피콩에서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커피에서 그 이름을 따 카페인이라고 명명하였다. 1827년 오드리(Oudry)에 의해 차(茶)에서 발견되어 테인(theine)이라고 명명된 물질도 후에 카페인과 통일한 성분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카페인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
커피 원두에는 카페인이 1~2%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커피 한 잔에는 그 종류 또는 끓이는 방법 등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40~110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인스턴트커피는 원두커피보다 2~3배 많은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인스턴트커피를 제조할 때 카페인 함량이 높은 로브스타종을 많이 사용하고, 추출수율이 약 50%가 될 정도로 고온 고압에서 3~4시간 정도 과다추출을 하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유용한 약리효과가 있지만 때로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여 몸에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재에도 커피의 약리효과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카페인의 대표적인 효과는 각성작용이다. 커피를 마시면 머리를 맑게 하여 사고력, 판단력을 증진시키며, 기분을 좋게 하지만 수면을 방해한다. 우리의 뇌가 피로하게 되면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피곤한 신경을 쉬게 하는데, 아데노신과 화학구조가 비슷한 카페인은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하여 쉬라는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졸린 증상을 완화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지만 뇌의 정보처리 능력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에 따라 심한 차이를 보여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밤을 꼬박 새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잔을 마셔도 잠을 잘 자는 사람도 있다.
서양에서 커피는 예로부터 천식 치료제로서 사용되어 왔다. 천식이란 간헐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짐에 따라 숨이 차고 호흡곤란과 발작적인 기침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이며,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기관지를 확장시켜 천식 환자의 호흡을 편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2001년 영국의 한 연구팀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면 4시간 동안 천식 치료 효과가 유지된다고 발표하였다. 천식 치료약 중에 기관지 확장제로 쓰이는 테오필린(theophylline)이 있는데, 카페인은 체내에서 분해되어 테오필린과 그 밖의 화학물질로 변한다. 커피가 천식 발작이 왔을 때 증상의 호전을 위하여 효과적일 수 있으나, 사용에 있어서는 의사의 처방에 따르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인체의 대사작용을 촉진시키고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켜 체중감량에 도움을 준다고 하며, 실제로 커피 다이어트를 실시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주장이 제기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고 널리 알려진 속설이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는 별 효과가 없다. 이런 주장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카페인의 섭취량이다. 카페인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기 위하여는 적어도 매일 진한 커피를 6잔 이상 마셔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셔도 체지방 감소량은 그리 많지 않고 오히려 중독현상 등의 부작용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카페인에는 이뇨작용이 있으며, 소변의 양이 증가하여 체중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는 있으나 체지방의 감소가 없는 체중 감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커피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중독현상이 지적된다. 커피는 술이나 마약에 비하여 중독성이 강하지 않아서 ‘중독’이라는 용어 대신에 ‘습관성’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확실히 중독을 유발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커피를 장기간 마신 사람에게서도 의존성이나 남용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하루에 카페인을 250mg 이상 섭취하면 수면장애, 심장 박동의 증가, 위장장애, 불안, 초조, 흥분 등의 중독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며, 이는 커피로 4~5잔에 해당한다. 2007년 삼성서울병원 유준현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 중에서 카페인 중독증상을 보인 사람은 2.1%였으며, 커피를 끊었을 때 금단현상을 경험한 사람은 46.3%에 달했다고 한다. 커피의 금단현상은 두통, 피곤함, 우울증, 신경과민 등으로 나타나며, 대개는 1주일 이내에 해소된다. 카페인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중독물질로 지정하지 않았다.
커피가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확실히 카페인은 심장박동을 촉진시켜 어느 정도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커피를 마신다고 고혈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혈압 환자의 경우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고혈압 환자이거나 부정맥이 있어 일시적인 혈압 상승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환자의 경우는 조심하여야 한다. 정상적인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에 3~4잔의 커피를 마셔도 혈압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국제적인 암 연구기관들에서 발표한 보고에 의하면 카페인이 암의 원인이 되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임신 중에는 커피가 해롭다거나 카페인이 골다공증의 원인이라는 주장 역시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카페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단시간에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한 건강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이다. 따라서 미국 FDA에서도 카페인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등급(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으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2007.9)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우리나라 국민의 카페인 섭취수준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제시한 안전한 카페인 일일섭취기준량은 성인의 경우 하루 400㎎ 이하, 임산부는 300㎎ 이하, 어린이는 체중 ㎏당 2.5㎎ 이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용역연구사업으로 한국식품영양재단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커피 1잔(12g 커피믹스 1봉 기준)에는 평균 69㎎의 카페인이 들어 있고, 캔커피 1캔(175㎖ 기준)에는 74㎎이 함유되어 있었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커피 6잔이나, 캔커피 6개를 먹으면 카페인 일일섭취기준량을 초과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가 커피에 대하여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을 침소봉대하는 매스컴의 영향이 크다. 모든 식품에는 양면성이 있으며, 커피 역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 또한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카페인에 대한 민감성이나 분해 능력에 차이가 있으므로, 건강과 관련 지어 지나친 걱정이나 기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커피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즐겨온 기호식품이며, 상식적인 수준의 섭취량이라면 여러 가지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즐겁게 마시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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