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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심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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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구성성분 중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0%이며, 정상적인 생활을 위하여 성인은 하루에 약 2리터의 수분을 섭취하여야 한다. 이처럼 물은 사람의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지만 너무나도 흔하여 5대 영양소에도 들지 못한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에서 정수기와 먹는 물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수입산 고급 생수 및 미네랄워터 등도 소비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양심층수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매스컴 등에서 마치 ‘신비의 물’처럼 소개되기도 한다.
해양심층수는 그 동안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수입되어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되어 왔으며, 해양심층수를 원료로 한 제품들도 비싼 가격에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짜 해양심층수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높은 부가가치에 주목한 동해안의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쟁적으로 해양심층수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에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 활성화되지 못하였으나, 2007년 7월 3일 국회에서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었으며, 2008년 2월부터는 법률의 효력이 발생하여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되어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심층수(海洋深層水)란 수심 200m 이하의 깊은 바닷물을 말하며 영어로는 ‘deep water’, ‘deep ocean water’ 또는 ‘deep sea water’ 등으로 불린다. 바닷물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아주 느린 속도로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을 순환하며, 그린랜드의 빙하지역에 도착하면 매우 차가워져 비중이 커지게 된다. 비중이 커진 바닷물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 수심 200m 아래까지 이르게 되는데, 이때의 온도는 약 2℃로서 위쪽 수면 가까이에 있는 표층수(表層水)와는 약 20℃의 온도 차이에 의해 서로 활발히 섞이지 못하고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서로 경계를 유지하며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태로 심해에 존재하는 바닷물이 바로 해양심층수이며, 해양심층수는 표층수와는 구분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게 된다.
⊙ 저온안정성(低溫安定性) --- 해면 부근의 표층수 수온은 8~30℃로 계절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하는데 비하여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일년 내내 약 2℃로서 저온에서 안정되어 있다. 해양심층수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계기도 이 저온안정성 때문이다. 1974년 미국은 제1차 오일쇼크에 대응해 새로운 대체에너지를 찾게 되었으며, 그 결과 바닷물의 표층수와 심층수 사이의 온도차를 이용한 발전소를 검토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해양온도차발전’ 연구는 중단되었으나, 해양심층수라는 새로운 자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 부영양성(富營養性) --- 표층수는 햇빛의 영향으로 식물 플랑크톤에 의한 광합성도 일어나고 질소(N)나 인(P) 등의 영양염(榮養鹽, nutritive salt)이 소비되지만,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해양심층수에는 플랑크톤이 없어 영양염이 소비되지 않아 영양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 청정성(淸淨性) --- 표층수에서는 활발하게 생명활동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유기물이 많고 미생물도 번식하고 있으나, 심층수에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어려우며, 육지나 대기로부터 바다로 유입된 유해한 화학물질도 수심 200m까지는 내려오지 못하므로 해양심층수는 인체에 안전한 깨끗한 상태가 유지된다.
⊙ 풍부성(豊富性) --- 바다 밑은 눈에 보이지 않고, 육지의 산은 높이 솟아있어서 지구 표면에는 땅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지구 표면은 대부분이 물로 되어있다. 에베레스트처럼 8,800m 이상 솟아오른 땅도 있으나, 육지의 평균 높이는 약 840m라고 한다. 이에 비하여 바다의 평균 수심은 약 3,800m로서, 만일 땅을 평평하게 한다면 지구는 평균 수심 3,000m 이상의 물로 덮이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물의 약 98%가 바닷물이며, 바닷물의 약 95%가 해양심층수이므로 고갈될 염려가 없을 만큼 풍부한 자원이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장점들로 인하여 최근 많은 나라에서 해양심층수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이용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고 있다. 일본은 1976년부터 해양심층수를 개발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생수, 맥주, 음료, 소금, 화장품, 의약품, 두부 등 1천여 종의 해양심층수 이용 제품이 생산되고 있고, 전체 물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한국해양연구원 주도로 해양심층수 개발에 착수하였으며, 해양심층수 관련 제품으로는 민간기업인 울릉미네랄㈜에서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에서 추출한 소금을 2006년 6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미리 상품의 개발을 완료하고 대기하다가 해양심층수 관련법이 발효되는 2008년 2월을 기점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안의 지방자치단체에서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형적인 조건 때문이다. 서해에서는 수심이 200m가 넘는 심해가 없어 해양심층수의 취수가 불가능하고, 남해와 제주도의 경우도 수심이 200m가 넘는 심해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 사업타당성이 떨어진다. 이에 비하여 동해안에서는 수심이 200m가 넘는 심해까지의 거리가 2~3km 정도밖에 안 되는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해양심층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동맥경화 및 고혈압을 예방하고, 세포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노화를 억제하며, 면역력을 강화시킨다거나 변비, 콜레스테롤, 숙취해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아토피성 피부를 비롯한 각종 피부질환에 효능이 있고,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이외에도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빵, 두부, 된장, 간장 등의 평균 숙성기간이 1.5배 빨라지고 저장기간은 2배 이상 길어졌다거나, 밥이나 찌개를 만들면 음식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한다.
해양심층수는 식수뿐만 아니라 수산, 농업, 축산, 의학,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해양심층수의 저온성을 이용하여 냉장시설, 제빙시설, 화훼재배시설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풍부한 영양성은 해조류 및 어패류 양식에서도 경제성이 있었으며, 새우 종묘장에 해양심층수를 사용해 바이러스의 발병률을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고추, 배추, 토마토 등의 육모 배양에 해양심층수를 사용한 결과 농약을 쓰지 않고도 웃자람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효능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해양심층수의 실제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다. 해양심층수가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여러 질병에 효험이 있는 듯이 홍보되었다가 나중에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양심층수의 미네랄과 미생물적 안전성이 인체에 유익함은 사실이고, 일부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몇 가지 실험결과가 있기는 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어떤 효능을 발휘하는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해양심층수의 미네랄은 표층수보다 나트륨, 카드뮴, 아연 등이 많은 반면 납 성분은 적다.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한 정도로 어떤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부족하다. 질소(N)나 인(P) 등의 영양성분이 많다는 것도 식물에게나 유용한 것이지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못 된다. 몇 백 년 전에 만들어진 물이라서 신비감이 있고, 무언가 몸에 좋을 것 같은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실질적인 효과를 증명한 논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해양심층수가 일본에서 사업적으로 성공한 것도 효과가 있어서라기보다는 홍보의 결과인 측면이 많다.
댐은 무한정 지을 수 없으나 해양심층수는 거의 무한정 뽑아낼 수 있으며, 생태계에도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환경친화적 자원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연합(UN)에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었으며, 해양심층수는 소금기만 제거하면 바로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물이다. 더구나, 약수나 생수에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는 천연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물이며, 제조경비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또한 부산물로 나오는 소금 역시 식용이 가능한 청정염(淸淨鹽)이다. 해양심층수는 신비한 물이 아니고 안전하고 유익한 자원의 하나로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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