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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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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수준의 향상 및 산업화에 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와 더불어 식습관이 바뀌게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음식물에 의한 알레르기도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 국민 중 성인의 1~2%, 영유아의 6~8%에서 식품 알레르기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알레르기란 말은 원래 의학용어였으나, 이제는 몹시 싫거나 거부감이 가는 사물을 표현하는 일상 생활언어로 사용될 만큼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알러지’ 또는 ‘앨러지’라는 영어식 발음이 사용되기도 하나, 독일어식 발음인 ‘알레르기’가 표준어이며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체는 외부로부터 이물질이나 병원균, 바이러스 등이 체내로 들어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 반응을 나타내는데 이를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그러나, 때로는 비정상적으로 과민반응을 일으켜 병적인 상태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것을 알레르기반응이라고 한다. 알레르기(allergy)란 1906년 오스트리아의 소아과 의사 피르케(Clemens Freiherr von Pirquet)가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으로서 어원은 그리스어로 ‘changed’를 의미하는 ‘allos’와 ‘reactivity’를 의미하는 ‘ergos’를 합성한 것이며, ‘정상에서 벗어나 다르게 반응하는’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알레르기의 정의는 그 후 여러 과학자에 의해 수정되었으며, 현재는 “항원(抗原, antigen/allergen)과 이것에 대응하는 항체(抗體, antibody) 사이에 일어나는 과민성 반응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병적인 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레르기와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아토피(atopy)’가 있다. 아토피는 그리스어 ‘atopos’에서 유래되었으며, ‘기묘한’, ‘뜻을 알 수 없는’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원과 같이 아토피는 증세도 다양하고 병의 원인 또한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서 한 마디로 설명하기 곤란한 기묘한 질병이며, 아직까지 정확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아토피는 유전적 요인이 강하며, 아토피 환자의 가족 중에 아토피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토피가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며 정확히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아토피는 알레르기와 원인이나 증상 면에서 닮은 점이 많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는 넓은 의미로는 알레르기의 범주에 포함되어 알레르기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으나, 기존의 알레르기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상한 증세이다. 면역계(免疫界) 질환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알레르기는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이 있는 반면에 아토피는 특정 원인도 없는데 알레르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아토피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염이며, 천식, 비염, 결막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는 원인이 되는 물질이 존재하므로 그 물질만 제거하면 증세가 치유되지만, 아토피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므로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
동일한 환경에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allergen)에 노출되더라도 모든 사람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유전적 소양을 가진 사람(알레르기 체질)에게만 나타난다. 즉, 알레르기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이 어떤 사람에게는 가려움증, 두드러기, 천식 등의 이상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알레르겐은 우유, 계란 등의 식품이나 페니실린, 아미노피린 등의 의약품을 비롯하여 꽃가루, 실내 먼지, 진드기 등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것, 화장품 등과 같이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것 등 주변 환경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알레르기의 증상은 환자의 나이, 알레르겐의 종류와 양에 따라 결정되며,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피부 증상 --- 가려움증, 발진, 두드러기, 피부염 등 ⊙ 소화기 증상 --- 입술이나 구강 점막의 부종, 구토, 복통, 설사 등 ⊙ 호흡기 증상 --- 비염, 천식 등 ⊙ 전신성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 몇 분 또는 한두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극단적으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온몸에 증상이 나타나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거나 기도가 좁아져 쇼크 상태에 이르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식중독은 식품 알레르기와 혼동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중독은 식품에 포함된 독성 물질 또는 미생물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음식물 자체가 오염되었을 경우에 발생한다. 따라서 식중독은 그 식품을 먹은 사람이 동시에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비하여 식품 알레르기는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이 특정한 원인 식품을 섭취할 때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그 사람 개인에서만 나타나며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식품 자체는 위생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식품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대부분 단백질로서 지금까지 200여 종의 아미노산이 알려져 있으며, 대체로 열에 안정하고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성인보다 소화기관이 덜 발달한 영유아 또는 어린이에게서 더욱 자주 나타나며, 5세 이후에는 덜 발생하나 콩이나 곡류에 의한 알레르기는 나이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민족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여 동양인의 경우 주요 식품 알레르겐은 계란(50%), 우유 및 유제품(25%), 어류(6%) 등으로 알려져 있다. 현행(2007.12) 식품위생법에서는 난류(卵類),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새우 등 12종을 알레르기 원인식품으로 규정하고 이들 식품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의 경우에는 사용량에 관계 없이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알레르기 체질은 어느 정도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니므로 유전성에 대해 지나치게 심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알레르기 체질을 가졌다고 하여도 모든 음식물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계란에는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나 우유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사람은 원인이 된 식품을 찾아서 그 식품을 회피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단, 특히 영유아의 경우 알레르겐 식품을 무조건 회피하기만 하면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다른 대체 식품으로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여야 한다. 원인 식품을 찾는 일반적인 방법은 가족력을 확인하고, 자신의 몸 상태를 주로 먹는 음식과 관련하여 분석해 보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피부반응검사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알레르겐 식품이라 하더라도 알레르기반응이 완화되거나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몇 달 후에 다시 먹어보는 것도 좋다. 시험 삼아 소량 먹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양을 늘려서 그래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때부터는 더 이상 회피하지 않아도 된다. 또는 조리법을 바꿔서 시험해 보는 방법도 있다. 단백질은 가열에 의해 변성되므로 신선한 식품은 알레르겐으로 작용하나 가열 조리된 식품은 아무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생계란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나 가열 조리된 계란요리는 이상이 없으며, 빵에는 과민하나 바싹 구운 토스트에는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 증상이 저혈압, 쇼크, 심한 기관지천식 등과 같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경우였다면 평생 그 원인 식품을 회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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