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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 환경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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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호르몬과 관련된 내용이 자주 매스컴에 등장하고 있어 일반인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06년 10월 SBS에서 플라스틱류에서 유출되는 환경호르몬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방송을 한 이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대되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은 환경호르몬의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며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호르몬이란 동물의 내분비계(內分泌界)에서 만들어져 아주 적은 양으로도 신진대사, 생식, 세포의 증식 등과 같은 생리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화학물질을 총칭하는 말이다. 미량으로 생리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비타민과 유사하나, 비타민은 외부에서 흡수하여야 하는데 비하여 호르몬은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1902년 십이지장에서 분비되는 세크레틴(secretin)이 처음 발견된 이후 유사한 작용을 하는 물질들이 계속 발견되었고, 1905년 스탈링(Ernest Starling)이 이런 물질들을 ‘호르몬(hormone)’이라 부르자고 제안하였다. 호르몬이란 그리스어로 ‘자극하다’, ‘각성시키다’ 등의 뜻을 지니는 ‘hormao’에서 따온 말이다.
환경호르몬이란 생명체 외부의 주변 환경에 존재하며, 생명체의 몸 속에 들어오면 마치 생물체 스스로가 만들어낸 생리조절 물질인 호르몬처럼 작용하여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교란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매스컴 등에서 자주 쓰는 ‘환경호르몬(environmental hormone)’이란 용어는 1997년 일본의 학자들이 NHK 방송에 출연하여 처음 사용하면서 유행하게 된 신조어이며, 학술적으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우리나라 환경부에서는 ‘내분비계 장애물질’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남성 정자수의 감소, 수컷 잉어의 정소 축소, 바다 고둥의 자웅동체(雌雄同體) 발견 등이 보고된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나 그 이전에도 여러 이상 현상이 보고되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서 사춘기를 지날 무렵 질암에 걸린 젊은 여성의 공통점이 유산 방지를 위하여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대용할 합성 의약품인 ‘다이에틸스틸베스트롤(DES)’을 투여 받은 임신부들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으며, 예전에 비하여 불임여성이 증가하고 남성의 음경 발달이 부진하다는 보고도 있었다. 1980년대에는 살충제인 디코폴(dicofol)의 오염사고로 미국 플로리다 악어의 부화율이 감소하고 수컷의 성기가 왜소화되는 증상이 보고되었다.
국제적으로 환경호르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아주 최근인 1998년에야 비로소 시작되었으며, 현재 연구 진행 상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실태조사 등 기초연구와 함께 검색 및 시험법을 개발하는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부터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기초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하였으며, 선진국보다는 조금 뒤졌지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환경부, 농림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5개 기관 합동으로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규명하고, 환경 및 식품 중 오염 수준을 평가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르몬이 작용하려면 우선 만들어진 호르몬이 생리조절이 이루어지는 표적기관까지 이동하여 그곳에 존재하는 수용체(受容體, accepter)와 결합하여야 한다. 환경호르몬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유해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 모방 --- 환경호르몬이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여 호르몬이 작용할 때와 같은 반응을 유발하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호르몬보다 약한 반응을 유발하지만 유산방지제로 사용되었던 합성호르몬인 DES와 같은 경우는 호르몬보다 훨씬 강력한 작용을 하였다.
⊙ 차단 --- 환경호르몬이 그 자체로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지는 않지만 호르몬과 결합할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호르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경우이다. 디포콜, DDE 등이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봉쇄하여 플로리다 악어 수컷의 성기를 왜소화시킨 것이 그 예이다.
⊙ 촉발 --- 환경호르몬이 수용체와 결합하여 정상적인 호르몬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작용을 유발하여 암이나 기형 등 비정상적인 연쇄적 세포반응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러한 물질로는 다이옥신이 대표적이다.
⊙ 방해 --- 수용체와 결합하지는 않으나 호르몬의 합성, 분비, 이동 등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켜 호르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경우이다. 납과 같은 중금속이 성장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여 발육과 지능발달을 저해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처럼 유해한 환경호르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물질은 아니며 예전부터 우리의 주변에 항상 존재하였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낸 여러 화학물질들이 만연하게 되면서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현대인은 생활 속에서 수만 가지의 화학물질을 접하고 있으며, 매년 수천 종의 합성 화학물질이 새로 개발되고 있어 과거에는 없던 화학물질을 경험할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모든 화학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나, 환경호르몬은 의식주를 포함한 우리의 모든 생활 영역에 넘쳐나고 있어서 피하려고 하여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호르몬의 종류는 각종 산업용 화합물질, 농약류, 중금속류, 다이옥신류, 의약품, 식품첨가물 등 매우 다양하다. 1990년대에 들어 가장 먼저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을 지적하기 시작한 세계야생생물기금(WWF, World Wildlife Fund)에서는 67종을 선정하였고, 미국환경협회(EPA)에서는 69종, 일본 후생성에서는 143종을 지정하였다. 우리나라 환경부에서는 WWF의 기준을 따라 67종을 지정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농약류 42종, 산업용 화학물질 17종, 부산물 및 대사물 8종 등이다. 그러나, 현재 각국에서 지정된 환경호르몬은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물질 중에서 색출된 것일 뿐이며, 매년 새로 개발되어 합성되거나 자연계에서 새로 발견되는 화학물질을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수가 존재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스컴 등에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던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다이옥신(dioxin) --- 베트남전쟁 중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에 들어있던 성분으로, 고엽제가 살포된 지역에서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이 증가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으며, 환경호르몬의 대표적인 물질로 꼽힌다. 보통 다이옥신은 PCDD(polychlorinated dibenzodioxin)와 그 유사화합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염소(Cl)와 결합된 화합물질을 제조하거나 사용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다. 다이옥신은 PVC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병원폐기물과 도시쓰레기를 태울 때 가장 많이 발생하며, 산불이나 화산재 같은 자연재해 시에도 발생한다.
⊙ 농약류 --- 현재 알려져 있는 환경호르몬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디코폴, DDT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DDT는 우리나라의 경우 1950년대에 머릿속에 기생하는 이나 몸에 기생하는 벼룩 등을 박멸하기 위해 널리 사용하였던 살충제이다. DDT나 그 대사산물인 DDD, DDE가 체내에 축적되면 암이 발생하거나 생식 이상이 나타난다.
⊙ 비스페놀에이(bisphenol A) ---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PC)와 에폭시수지의 원료이며, 산업용으로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다. PC는 내열성이 좋고 투명하여 식품용 용기나 유아용 젖병 등으로 사용되는데, 식품 중으로 비스페놀A가 용출되어 나온다고 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비스페놀A는 인체 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고 하여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고 있으나, 아직 인체에 유해한지 유해하다면 얼마나 유해한지 등에 대하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 때 사용하는 첨가제이며, 식품용으로는 음식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PVC 랩의 가소제로 사용된다. DEHP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뜨겁고 기름진 음식을 포장할 때 용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 DEHP는 동물실험에서 생식능력을 감소시키고 생식기의 발육을 저해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사람에게는 고환, 신장, 간 등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부터 식품용 기구 및 포장재에 DEHP의 사용이 금지되어 그 이후에는 DEHA가 사용되었다.
⊙ 디에틸헥실아디페이트(DEHA) --- 식품포장용 랩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었다고 하여 자주 매스컴에 등장하곤 하였으나, DEHA의 유해성 여부는 아직도 논란 중이며 명확한 결론은 나와있지 않다. 종전에는 대형할인매장이나 배달음식점 등에서 사용하던 업소용 랩은 DEHA을 가소제로 사용한 PVC 랩이 사용되었으나, 2005년부터 식품포장용 랩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식품포장용 랩은 폴리에틸렌(PE)이라는 합성수지로 만들어진다.
매스컴 등에서는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사실보다 과장된 면이 많다. 우선 환경호르몬 중에서 그 유해성이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의 환경호르몬은 아직 명확하게 장애물질로 결론지어진 것이 아니며, 의심이 가는 추정물질로 분류만 하고 있을 뿐인 상태이다. 그 중에는 일본 후생성에서 환경호르몬으로 분류하고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의 일종인 아이소플라본(isoflavone)처럼 여성의 폐경기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켜 주며, 항암효과도 기대되는 등 유익한 기능이 보고되고 있는 것도 있다. 또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고 있는 화학물질 중 농약류를 비롯한 상당수는 이미 발암성, 독성 등의 이유로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농약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관련 법규에 의해 사용 금지 또는 사용량 제한 등의 규제가 실시되고 있다.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호흡이나 피부접촉에 의해서도 체내로 유입될 수 있으나, 환경호르몬의 90% 이상은 식품을 통하여 우리 몸 속에 들어오므로, 식품으로 섭취하게 되는 환경호르몬의 양을 제한하면 위험성의 상당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 환경호르몬이 식품으로 섭취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 주변 환경에 오염되어 있는 환경호르몬이 그곳에서 자라는 생명체로 흡수되고 먹이사슬을 통하여 농축되어 먹이사슬의 최상부에 존재하는 인간이 섭취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품포장재에 포함되어 있는 환경호르몬이 식품 중으로 용출되어 그 식품과 함께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식품위생법에서는 환경호르몬 문제가 부각되기 이전부터 농약, 중금속, 식품첨가물 등의 잔류허용기준을 정하였으며,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모든 기구 및 용기포장에 대하여는 재질별로 용출기준을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흔히 천연물은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어오던 식품들도 통상적으로 섭취하는 양만큼 먹었을 때에만 안전성이 보장되며,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 어떤 물질의 위해성과 안전성은 그 물질의 섭취량에 의해 결정되며,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이라도 그 섭취량이 아주 적으면 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나타난 환경호르몬의 나쁜 영향은 비정상적으로 다량을 섭취한 경우에 해당되며, 통상적인 수준의 식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환경이 오염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인류는 이미 환경호르몬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므로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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