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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 중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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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 안전성 문제를 이야기 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중금속 오염이다. 중금속 문제는 단순히 식품만의 문제가 아니며, 20세기로 들어서면서 급속한 산업발전에 따른 부작용으로 나타난 환경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에도 2006년 폐광 인근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중금속에 오염되었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전국민이 불안에 떨게 되었고,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금속(重金屬, heavy metal)은 이름 그대로 무거운 금속이다. 학술적으로는 비중이 4.0 이상인 금속류를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인체 내로 흡수되었을 때 잘 배출되지 않고 잔류하며 만성적으로 인체에 유해한 작용을 하는 금속류를 의미한다. 중금속이라고 하여도 모두가 유해한 것은 아니며 철, 구리, 아연, 코발트, 셀레늄 등 인체의 생리작용에 유용한 것도 있다. 이들은 필수중금속(미량무기질)이라 하여 일반적인 유해중금속과 구분한다. 그러나, 필수중금속 중에도 흡수된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유해한 작용을 하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유해중금속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납(Pb) --- 중금속 하면 바로 납을 연상할 정도로 가장 잘 알려진 중금속이다. 납과 그 화합물들은 미량이지만 자연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식품을 통하여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며, 인체에 흡수된 납은 뼈와 치아를 비롯하여 간, 신장, 근육, 신경 등의 신체조직에 축적되어 기능장해를 일으킨다. 초기에는 식욕부진, 두통 등이 나타나지만 더욱 진행되면 팔, 다리, 관절 등의 통증 및 근육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어린이의 경우 학습능력 저하, 성장 저하, 뇌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 수은(Hg) --- 상온에서 액체인 유일한 금속이며, 독성이 강하다.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고 그 화합물은 소독제, 살균제, 농약 등으로 사용되어 식품이나 물에 오염되기 쉽다. 일본에서 발생한 미나마타병으로 인하여 전세계적으로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수은에 중독되면 주로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초기에는 불안감, 환각증상, 손발의 떨림 등이 나타나며, 더욱 진행되면 언어장애, 운동장애, 사지마비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뇌기능 손상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 카드뮴(Cd) --- 카드뮴은 자연계에서는 아연, 구리, 납 등과 공존하며 이들 금속을 정련할 때 부산물로 얻어진다. 카드뮴은 20세기 이후에 이용하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카드뮴에 의한 환경오염이 시작되었다. 일본에서 발생한 이타이이타이병은 공장 폐수에 의해 식품이 오염되어 나타난 것이다. 허리, 어깨, 무릎 등 온몸에 통증이 있으며, 약간의 충격만 받아도 뼈가 쉽게 부러지고 심하면 사망하게 된다.
⊙ 비소(As) --- 비소는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며, 대부분의 식품에 미량의 비소가 함유되어 있으나 특히 해조류에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 피부의 각질화, 발진, 흑색색소 침착 등이 있으며, 탈모, 점막 염증, 근육 약화,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비소화합물은 피부암, 폐암, 간암 등의 원인물질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 셀레늄(Se) --- 1950년대 이전만 하여도 셀레늄은 독성원소로 분류되었으나, 그 후의 연구 결과 1978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해 필수영양소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셀레늄을 과잉으로 섭취하면 발육억제, 식욕부진, 위장장해 및 간의 기능장애 등이 나타난다.
식품에서 중금속이 문제가 되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로서 일본에서 발생한 미나마타병과 이타이이타이병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나마타병은 일본 구마모토현(熊本県) 미나마타시(水俣市)에서 발생하여 이런 명칭을 얻게 되었으며, 수은 중독에 의한 중추신경계 질병이다. 이 병의 발생 원인은 인근에 위치한 화학회사에서 수은이 함유된 공장폐수를 바다에 방류하였고, 바다에 유입된 수은은 메틸수은으로 변하여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통하여 각 단계의 생물에 축적되었으며, 오염된 해양생물을 먹은 주민들이 수은 중독에 걸리게 된 것이다. 1953년부터 1989년까지 수은 중독으로 판명된 환자 2,266명 중에서 938명이 사망하였으며, 처음으로 미나마타 보건소에 환자 발생이 보고된 1956년 5월 1일이 미나마타병의 공식 발견일로 되어 있다.
이타이이타이병은 일본 도야마현(富山県)의 진쯔(神通)강 하류에 위치한 마을에서 일어난 카드뮴 중독에 의한 질병이다. 카드뮴이 뼈의 주성분인 칼슘의 대사에 장애를 가져와 뼈가 물러지고 작은 충격에도 환자의 뼈가 부러져 통증을 호소하여 이런 병명을 얻게 되었다. 일본어로 ‘이타이(いたい)’란 ‘아프다’라는 의미이다. 이 병의 발생 원인은 진쯔강 상류의 광산에서 다량의 카드뮴이 포함된 폐수를 버렸으며, 이 강물을 이용하여 벼농사를 지은 이 지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카드뮴이 농축된 쌀을 먹고 중독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1947년에 처음 발생하여 1965년까지 100여명이 사망하였으며, 1961년에 카드뮴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표상에 있는 물, 공기, 토양 등에는 매우 적은 양이지만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생물체의 몸에는 어쩔 수 없이 중금속이 들어가게 되며, 일단 흡수된 중금속은 쉽게 배출되지 않으므로 계속 축적이 이루어지고,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의해 피라미드의 상위로 갈수록 체내 농축이 심해지게 된다. 이를 ‘생물농축’이라 하는데 피라미드의 가장 위에 존재하는 인간의 경우 가장 심한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식품첨가물이나 잔류농약 등과는 달리 중금속은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아도 식품 중에 존재하게 되며, 중금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지구 환경을 포함한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며 대부분의 식품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중금속을 전혀 섭취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WHO와 FAO 공동으로 중금속에 대한 ‘잠정주간섭취허용량(PTWI, provisional tolerable weekly intake)’이 설정되어 있으며, 이것은 체중 1kg당 1주일에 이 정도는 계속 섭취하여도 건강에 위험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양(㎍/kg/week)으로 나타낸다. 대표적인 중금속의 PTWI는 납 25㎍/kg/week, 수은 5㎍/kg/week, 카드뮴 7㎍/kg/week 등이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서는 이 기준을 근거로 중금속 오염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식품들을 위주로 하여 중금속의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여 해독작용을 한다는 소위 ‘디톡스(detox) 식품’으로서 돼지고기, 미역, 녹차, 미나리, 마늘, 양파, 사과 등이 소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몸에 축적된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식품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디톡스 식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의보감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하는데 중금속이란 개념과 용어는 동의보감이 저술되던 조선시대에는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17세기 당시에는 전세계 어느 누구도 중금속이 무엇인지 몰랐다. 수은과 같은 중금속의 심각성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세기 중반의 일이다. 물론 아는 것과는 별도로 중금속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환자는 있었을 수가 있으나, 동의보감의 어떤 표현을 중금속 중독 증세의 해독이라고 해석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중금속을 배출하는 식품으로는 돼지고기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으며, 관련 논문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적 결론은 한두 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다른 많은 후속 논문에 의해 검증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가치 있는 학설이 되는 것이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납이나 카드뮴이 잘 배출된다는 논문이 몇 편 있기는 하나, 이런 식품들은 납의 흡수와 독성 영향을 크게 한다는 논문도 있어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디톡스 식품으로 거론되는 다른 식품들도 마찬가지로 충분한 근거 없이 소문 수준의 ‘웰빙 정보’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을 뿐이다.
주변 환경은 더욱 오염되어 가고 있으며, 몸 안에 들어온 중금속을 배출하는 좋은 방법도 없다고 하여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1950~1960년대에 주로 발생하였던 중금속 오염 사고는 중금속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며,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감시와 사전 검사에 의해 중금속에 의한 식품 오염 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또한 우리 몸은 중금속의 독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 방어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소량씩이나마 흡수된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특별히 다량의 중금속이 함유된 식품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인의 경우 하루에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중금속의 양은 배출되는 양보다 적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금속에 의한 건강 피해 가능성은 미생물에 의한 위해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추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1985년부터 매년 많이 소비하는 식품을 선정하여 중금속 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는 안전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편, 2000년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국민 다소비 식품 43종의 중금속 함량을 분석하여 1주일 평균 중금속 섭취량을 산정한 결과에서도 납 8.63㎍/kg/week, 수은 1.88㎍/kg/week, 카드뮴 0.77㎍/kg/week 등으로 나타나 WHO 등에서 정한 PTWI와 비교하여 각각 34.5%, 15.4%, 26.9% 정도로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지는 중금속 오염에 대하여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고 할 수 있으나,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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