ƿƼ
Flash Player
() ʿմϴ.
ǰ ! ְ ǰ ϰڽϴ.
Flash Player
() ʿմϴ.
HOME > >
ǰ ǰ
인스턴트식품에 대하여
ȸ
7004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주말이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이런 사람들의 짐 속에 친근하게 자리잡은 것이 인스턴트식품이다. 맞벌이 부부나 독신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또한 인스턴트식품이다. 이제 우리는 도마나 칼이 없이도 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스레인지나 전자레인지가 있고 수저와 젓가락만 있으면 힘 안들이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간을 절약하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먹거리이지만, 한편으로는 거친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인스턴트식품(instant food)”은 식품위생법에는 없는 용어이며, 일반적으로는 “단시간에 손쉽게 조리할 수 있고, 저장이나 보존도 간단하며, 수송ㆍ휴대가 편리한 식품”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보다는 “편의식품(convenience food)” 또는 “즉석식품(ready-to-eat food)”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인스턴트식품은 그 종류가 매우 많으며 대표적으로 즉석면류, 통조림ㆍ레토르트식품, 냉동식품, 건조식품 등이 있다.
⊙ 즉석면류 --- 면 종류를 기름에 튀겨 탈수ㆍ건조시킨 것으로 대표적인 인스턴트식품이며 라면, 우동 등의 제품이 있다. ⊙ 통조림ㆍ레토르트식품(retort food) --- 식품을 금속제의 캔이나 여러 겹으로 된 납작한 포장지(pouch)에 넣어 밀봉한 후 가열ㆍ살균한 제품으로서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며, 개봉하여 그대로 먹거나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다. 참치통조림, 옥수수통조림, 레토르트 카레 등의 제품이 있다. ⊙ 냉동식품 --- 찌거나, 튀기거나, 끓이는 등 간단한 가열 과정만 거치면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하여 냉동시킨 식품을 말하며 만두, 피자 등이 있다. ⊙ 건조식품 --- 물에 녹이거나 물을 붓고 끓이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분말이나 덩어리 형태로 건조시킨 식품을 말하며 커피, 분말주스, 즉석국, 분말수프 등이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식품의 개념은 명확하지 않으며, 일반소비자들은 종종 다른 식품과 혼동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범위를 넓혀서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인스턴트식품”에 대하여 검색하여 보면 얼마나 다양한 개념으로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가장 흔한 혼동은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스턴트식품은 가공식품 중에서 앞에서 설명한 편의성을 특징으로 하는 일부분의 식품군일 뿐이며, 가공식품이 모두 인스턴트식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과자, 간장, 식용유, 포장김치 등의 가공식품을 인스턴트식품이라고 하지는 않으며, 같은 면 종류라도 라면을 인스턴트식품이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지만 국수를 인스턴트식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fast food)”를 혼동하는 경우도 자주 있는 일이며, 인스턴트식품을 “정크푸드(junk food)”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패스트푸드는 식당에서 주문하면 바로 나오는 음식을 의미하며 주로 햄버거, 피자, 닭튀김 등을 지칭한다. “정크(junk)”란 “폐물”, “쓰레기”를 뜻하는 말이며, 정크푸드는 열량은 높지만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지는 못하여 비만의 원인이 되는 식품들을 낮추어 부르는 이름으로서, 패스트푸드를 비롯하여 감자칩, 팝콘 등의 스낵류 및 콜라와 같은 음료류가 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인스턴트식품은 패스트푸드나 정크푸드와는 다른 개념이다.
우리나라 어문 정책 전반에 관련된 연구를 주관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인스턴트식품을 “즉석식품”으로 순화하여 부르도록 홍보하고 있으나, 아직도 즉석식품보다는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에는 대체적으로 “인스턴트”라는 단어가 주는 “가벼움”, “삭막함”, “천박함”, “인공적임”, “싸구려”, “일회용” 등의 이미지를 함축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인스턴트식품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인스턴트식품은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불량식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스턴트식품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그릇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오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인스턴트식품에는 방부제를 비롯한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 있다는 인식이다. 방부제는 식품이 미생물에 의해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여 오래 보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스턴트식품에는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으며, 방부제를 첨가할 필요도 없다. 통조림이나 레토르트식품의 유효기간이 1년 이상 되는 것은 방부제를 사용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고온에서 가압살균하여 미생물을 죽였기 때문이며, 즉석면류나 건조식품은 수분이 적어 미생물이 자랄 수 없고, 냉동식품은 온도가 낮아 미생물이 자랄 수 없으므로 굳이 방부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스턴트식품은 “식품이 아니라 화학품이다”라고까지 혹평하며, 각종 첨가물과 인공조미료로 맛을 낸 위험한 먹거리라고도 한다. 물론, 인스턴트식품도 가공식품의 일종이므로 법에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식품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도 있다. 그러나, 커피나 레토르트 밥류, 대부분의 참치통조림 등과 같이 전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인스턴트식품도 많이 있으며, 모든 인스턴트식품에 사용하는 첨가물이 동일하지도 않다. 일부 인스턴트식품에 사용되는 첨가물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하여 모든 인스턴트식품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확대하여서는 안 된다. 얼마 전 한국인 여행객이 항공기 기내에서 제공되는 술을 마시고 추태를 부린 일이 매스컴에 보도된 일이 있었다. 이를 목격한 어느 외국인이 “한국 사람은 모두 다 술을 마시면 행패를 부리고, 예의가 없다”고 평가한다면 이를 수긍할 수 있겠는가?
인스턴트식품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라면의 나트륨(Na) 함량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손숙미 교수의 2005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일일 평균 소금 섭취량은 13.5g으로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인 5g의 2.7배나 되었다고 하며, 나트륨 과잉섭취가 우려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2005년에 발행한 <식품영양 가이드>에 의하면, 라면 한 그릇에는 2,100mg의 나트륨이 있어 된장찌개 950mg, 자반고등어 한 토막 1,500mg, 김치 10조각(100g) 1,000mg, 김밥 한 줄 650mg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취식 빈도를 고려한 나트륨 섭취는 대부분 김치에 의한 것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간장, 된장 등의 장류에서 22%를 섭취하고 있으며, 소금으로 직접 섭취하는 비율도 17%에 이른다. 그에 비하여 라면에서 섭취하는 나트륨은 5%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라면에 함유된 나트륨 함량이 우리 국민의 짜게 먹는 식습관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앞뒤가 바뀐 말이다. 김치나 젖갈, 장류 등 짜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국민의 식습관에 맞추어 개발하다 보니 짜고, 매운 라면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 보다 합리적이다. 제조사에서 저염(抵鹽) 라면을 개발하는 것은 쉬우나, 저염 라면이 소비자의 기호에 맞지 않아 팔리지 않게 된다면 결국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짜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국민의 식습관을 라면, 더 나아가서는 인스턴트식품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합당치 않다.
인스턴트식품은 신선재료로 조리한 식품과 비교할 때를 영양 성분이 크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 열량은 높지만 비타민과 무기질 등 다른 영양소의 함량이 아주 낮아 영양이 균형을 잃게 되고,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인스턴트식품의 제조과정에서 비타민이 감소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천연재료의 비타민도 생식을 하지 않는 한 조리 과정에서 비타민의 손실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가공기술이나 포장기술의 발전에 의해 크게 개선되어 가고 있다. 실제로 야채나 과실의 통조림을 보면, 저장 온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18℃ 이하에서는 1년이 지나도 비타민C의 잔존량이 90%를 넘는다고 한다. 신선재료에 비해 무기질 함량이 낮다는 것은 대단한 오해이다. 무기질(미네랄)은 원소상태의 단일물질이므로 통상적인 식품가공 과정에서 없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가공 과정에서 농축되고, 또는 일부러 첨가하여( 예: 칼슘 강화 식품 ) 신선재료에 비하여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할 것이다.
인스턴트식품은 열량이 높아 비만이 되기 쉽고, 대장암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또는 인스턴트식품만을 편식하면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온다고도 한다. 이는 인스턴트식품의 개념 정리가 잘못된 데에서 오는 오해이다. 인스턴트식품이란 하나의 식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며, 인스턴트식품의 범주에는 수백, 수천의 제품이 있을 수 있다. 그 중에는 열량이 높은 것도 있고, 섬유질이 전혀 없는 것이 있을 수도 있으나, 모든 인스턴트식품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인스턴트식품이라도 여러 제품을 골고루 섭취한다면 영양의 부족이나 불균형을 일으킬 이유는 전혀 없다. 또한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인스턴트식품과 채소나 과일 등 천연식품을 함께 섭취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인스턴트식품은 사용에는 편리하나 맛이 없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개발 초기에는 맛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으나 현재는 가공기술의 발전으로 가정에서 만든 요리 이상으로 맛있는 것도 많다. 각 가정에 오랜 기간 전래되어 온 독특한 손맛이 사라지고, 모든 음식이 규격화 되어서 식생활의 낭만이 없어졌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라면 마니아들이 개발해 내는 다양한 라면요리를 보면 그런 말은 못할 것이다. 인스턴트식품에도 각자의 개성 있는 변화를 덧붙여서 독특한 분위기와 풍미를 더하는 일은 가능하다.
미숫가루나 건조시킨 백설기 등 인스턴트식품은 옛날부터 이용되어 왔으며, 인스턴트식품이 없는 현대인의 생활은( 특히 도시에서 )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즐기는 것이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인스턴트식품이라 하여 방부제 같은 첨가물이나 섞은 맛도 없고 그저 끼니를 잇기 위한 식품이라는 그릇된 인식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인스턴트식품은 첨단 식품공학의 산물로서 환영 받았으면 받았지 결코 나쁘게 볼 대상이 아닌 것이다.
й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