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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보는 시각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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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과 유럽의 입장 차이
GMO를 보는 시각은 미국과 유럽 간에 크게 다르다. 유전자 기술이 앞선 미국의 경우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식품의 절반 이상이 GMO를 함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들의 절대 다수는 GM 식품이 안전하다고 신뢰한다. 그러나, 유럽 국가의 환경단체들은 GM 식품을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라고 부르며, 일반 대중도 이를 기피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영국의 메리 셸리(Mary Wollstonecraft Godwin Shelley)가 쓴 <프랑켄슈타인>이란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인조인간의 이름이다. 프랑켄슈타인이 과학기술의 결정체로 태어났지만 결국 괴물 같은 존재가 된 것처럼, GM식품도 처음 의도와 다르게 인류의 건강과 환경에 재앙으로 변할지 모른다고 하여 “프랑켄슈타인이나 먹는 음식”이라는 비난을 하고 있다.
유럽의 GMO 반대운동의 배경은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새로운 과학 산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유럽 농민들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거부운동이 겹친 대단히 복잡 미묘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GMO의 판매를 금지한 것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으며, 미국은 비관세장벽이라 하여 미국과 EU간에 통상마찰이 심화되었다. 그러나, GM식품이 실질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GMO 판매금지를 해제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대신 GM식품 표시제를 엄격하게 하여 실질적인 유통이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은 GMO 표시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따라서 별도의 표시규정도 없다. 안전성 심사에서 승인된 GMO는 일반 작물과 같다는 입장이다. GMO표시가 실질적으로 생산비용의 상승을 가져와 수출을 어렵게 하므로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한다.
2. 국내의 GMO에 대한 입장
1) 각계의 입장 차이 GM식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은 대부분 부정적이며,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GM식품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지는 못하며, 이런 인식은 소비자단체와 언론의 영향을 받은 결과가 크다. GM식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유럽의 소비자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알지 못하는 식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가까운 성격으로서 GM식품에 대하여 정확한 지식을 갖게 되면 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농림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정부 당국의 입장은 GMO에 대하여 긍정적이고, 대국민 홍보도 하고 있으나 정부 및 공무원에 대한 불신풍조 때문에 그다지 효과를 보고 있지는 못하다. 대부분의 생명공학자들은 GM작물이 보통 작물과 마찬가지로 안전성만 확인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2) 표기 문제 GMO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판매는 허용하되 GMO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표시를 하도록 하여 콩, 콩나물, 옥수수, 감자 등 유전자변형농작물에 대하여는 2001년 3월부터, 이들을 원료로 가공한 유전자재조합식품에 대하여는 2001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GMO를 원료로 사용한 GM식품이라도 아래의 경우는 GMO 표시를 생략할 수 있다.
- GMO 가 3%를 초과하여 혼입되지 않도록 구분 유통 관리한 농산물을 사용한 경우 - GMO 가 정제수를 제외한 주요 원재료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 최종제품에 유전자재조합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
소비자단체들은 늘어나는 GMO에 비해 이에 대한 표시제 등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해 자칫 국민들의 식탁이 위협받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으며, 반면 관련업계에서는 GMO 표시제가 끊임없는 소모적 논쟁과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심어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의 요구는 3% 미만 혼입된 경우에도 표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및 관련업계에서는 아무리 100% non-GM 특성을 유지하려고 해도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밭에서는 꽃가루에 의하여, 수확 및 유통단계에서는 사일로나 컨테이너 등에서의 기계적 혼입 등 우발적 요인에 의하여 GMO가 불가피하게 혼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GMO에 대한 반발이 심한 유럽연합은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0.9%로 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5%로 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최종제품에 유전자재조합 DNA가 남아있지 않아도 표시를 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콩의 경우 전체 수입 물량의 약 80% 정도가 GM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늘 접하는 콩 제품 중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고 표시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외래 단백질이 완전히 제거된 GM식품은 일반식품과 성분이 똑같으므로 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입장이다. 수입되고 있는 GM콩은 거의 전량 식용유 착유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식용유에는 유전자재조합 DNA가 남아있지 않아 표시 대상이 아니므로 시중에서 유전자재조합으로 표시된 콩 제품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두부, 두유 등은 구분유통 된 non-GM 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3) 연구 결과의 해석 문제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를 비롯한 GMO 반대론자들은 지금도 계속적으로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들의 관심과 감시는 과학이 반인류적으로 가는 것을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제기하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임에도 이를 접하는 일반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진정한 감시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 것인데, 이런 일이 GMO에 관련되어서는 유독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과학적 실험의 신뢰성은 재현성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어떤 사람이 한 실험을 다른 사람이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 “황우석 사건”에서 경험한 것처럼, 모든 논문은 다른 과학자에 의해 검증 받아 진실로 규명되어야 비로소 가치 있는 논문이 된다. 또 실험을 하다 보면 온갖 결과가 다 나오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만이 정리돼 발표된다. 실험 도중의 일부 데이터만을 인용하면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 되기 쉽다. GMO는 개발 과정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으며, 그 모든 테스트에서 안전성이 인정된 것만이 상품으로 승인되어 판매되게 된다. 따라서 GMO 옹호론자들은 우리의 식탁 위에 올라온 GM식품은 어떤 통상적인 식품보다도 훨씬 더 철저한 테스트를 거친 안전한 식품이라고 주장한다.
⊙ GM옥수수의 쥐 실험 --- 2005년 5월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GM옥수수를 먹인 쥐는 정상 쥐에 비해 콩팥이 작고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겨 혈액성분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보도하였다. 이 내용은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날 연합뉴스에서 “GMO 옥수수 먹은 쥐에 이상, 인간에도 유해 우려”라는 제목으로 인용 보도되었다. 내용은 “미국 GMO기업 몬산토의 1,139쪽짜리 비밀보고서에 따르면”으로 시작하여 “폭로”, “매우 우려”, “깜짝 놀랐다” 등으로 표현하고, 영국 정부와 환경보호론자들의 우려에 대한 내용도 함께 보도되었다. 이런 내용은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경쟁적으로 보도하여 일반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인디펜던트지 이외에는 영국의 다른 언론사는 물론 외국의 어느 곳도 유사한 보도 내용은 없었다.
문제의 GM옥수수는 미국 몬산토사에서 개발한 해충저항성 옥수수(MON863)로서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에 안전성 평가가 이미 완료된 품목이었다. 문제가 된 실험내용은 GM식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수행된 실험 중, GM옥수수를 쥐에게 13주 동안 먹여서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13주 사양실험”의 결과 해석에서 논란이 되어 검토한 내용이었다. 이것은 본 보도로 인하여 밝혀진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2004년 10월 “유럽연합식품안전청 과학위원회 GMO 패널”에서 이미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음”으로 발표된 내용이었으며, 이러한 종합적인 평가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일부 평가(안)을 발췌하여 보도한 것이었다
⊙ GM콩의 쥐 실험 --- 2006년 국정감사에서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현애자 의원은 2005년에 발표된 러시아의 과학자 일리나 에르마코바의 실험을 인용하여 GMO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이 실험에 의하면 GM콩을 먹인 쥐의 사산율이 56%로 일반 콩을 먹인 쥐의 사산율 9%에 비해 매우 높았고, 출산한 쥐의 36%도 성장이 둔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GM콩을 이용한 많은 동물실험이 학술논문으로 보고되었으나, 일리나 에르마코바의 실험과 일치하는 결과의 논문은 없으며, 영국의 학술단체 등이 연구의 상세정보 공개와 학술논문으로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응하지 않았다. 따라서, 영국에서는 이 연구결과의 부적절성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였으며, 일본에서는 이 연구 결과가 GMO에 의한 영향이라기보다 영양결핍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하였다.
3. 기타 논쟁
1) 대기업의 독과점 일부 GMO 반대론자들은 GMO는 대기업의 이익만 증대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한다. GMO가 확대되면 이 GMO에 대한 특허와 종자를 보유한 대기업에 예속되어 “식량의 무기화” 가능성이 있다고도 한다. 또한 특정 제초제에만 효과가 있도록 개발된 GMO와 시스템적으로 연관되어 대기업의 독과점에 따른 경제적 이익만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오늘날의 농업은 자신이 수확한 작물에서 종자를 얻는 것이 아니라 매년 종자를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으며, 기존의 종자개발 방법에 의한 종자도 대기업에서 개발한 것이라는 점( 즉, 이미 대기업의 독과점이 현실임 )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료나 농약의 경우도 이미 대기업이 독과점하고 있으며, GMO 때문에 독과점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2) 식량 문제 GMO 옹호론자들이 가장 크게 내세우는 것은 앞으로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GMO를 통한 식량 증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GMO 반대론자들은 전세계의 기아 문제가 단순히 식량의 절대량이 모자라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그 예로서, 한쪽에서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과다하게 남아도는 곡류를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하여 바다에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만 하여도 기아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런 구조가 지속되는 한 아무리 식량 생산이 늘어나도 빈곤한 나라의 굶주림은 해결하지 못한다고 한다. 즉, 문제는 생산된 식량의 배분에 있지 증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근본적으로 GMO 문제와는 별개의 경제적 또는 국제 정치적 문제이고, 더욱이 인류의 증가 추세로 보아 조만간 바다에 버릴 곡물도 없는 세계 식량의 절대부족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 또한 GMO는 곡물을 원조받는 것이 아니라 농업환경이 열악한 후진국에서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되어 식량의 배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다수확 품종의 밀을 개발하여 세계 식량문제에 기여한 공로로 197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노먼 볼로그(Norman E. Borlaug) 박사는 2000년 한 포럼에서 GMO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였다. 볼로그 박사는 50년 이상 세계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개발도상국가에서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이른바 “녹색혁명”의 선구자이다. 그는 생명공학의 산물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으며, 곡물 생산량이 두 배 이상 올라간 중국과 브라질의 예를 들면서 아프리카와 다른 개발국가처럼 식량 공급에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들이 채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다. 그는 GMO가 없는 세계를 옹호해온 사람들을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으로 평가하면서, 단 1kg의 식품도 생산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그 기술에 연관된 생물의 안전성과 위험을 떠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였다.
3) 자연법칙을 거슬린 육종 환경보호단체에서는 유전자변형이 자연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임을 들어 “왜 자연의 온전함을 무너뜨리냐”는 주장을 한다. 때로는 “신의 영역”을 거론하며 일부 종교단체가 가세하기도 한다. 종교적인 신념은 별도로 하고, 기존의 육종 방법도 환경보호론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연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방법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육종 방법에는 선발, 교배, 제웅(除雄), 속(屬) 간 교배, 배(胚) 배양, 반수체(haploid) 육종, 돌연변이 육종, 체세포복제변이, 세포 선발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이 중에서 선발이나 교배 이외의 방법은 자연계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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