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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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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을 통하여 자주 접하게 되지만 일반인들이 자세히 알지 못하고 막연히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 GMO이다. GMO란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줄인 말로서 사전적인 의미는 “유전학적으로 변경된( 또는 수정된 ) 유기체( 또는 생물 )”로 번역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것을 취급하는 기관에 따라 다양하게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어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에게는 혼동을 주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용어를 사용하고, 농림부에서는 “유전자변형농작물”이라 하며,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고 한다. 한편 소비자단체에서는 “유전자조작식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학계 등 일부에서는 “형질전환”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식품 당국 및 식품업계에서는 GMO를 그대로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고 사용하고 있으나, 엄밀하게 말하여 “유전자재조합식품”은 GMO를 이용하여 제조, 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믈을 의미하며, 국제적으로는 “Genetically Modified Food(GM Food)” 또는 “Genetically Engineered Food(GE Food)“라고 하여 GMO와는 구분하고 있다. GMO에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박테리아, 축산물, 물고기, 곤충 등도 있으므로 농림부에서 사용하는 “유전자변형농작물”보다는 환경부에서 사용하는 “유전자변형생물체”라는 표현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으나, 가장 관심을 끌고 연구도 많이 되고 있는 분야가 농작물이므로 “유전자변형농작물”이라고 하여도 무리는 아니다.
국제적으로는 GMO 이외에도 “LMO(Living modified organism, 살아있는 변형된 생물체)" 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며, 국제적 비정부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는 과거에 “GMO”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GEO(Genetically Engineered Organism, 유전공학생물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GMO에 대하여 국제적으로는 “현대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모든 생물체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생물의 다양한 특성 중에서 원하는 특성의 유전자만을 취하여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에 결합시키고 증식시키는 것과 같은 기술을 “유전자재조합기술(Recombinant DNA Technology)” 이라고 하며, 체세포복제기술, 세포융합기술, 조직배양기술 등과 함께 대표적인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 BT)로 꼽히고 있다. 유전자재조합기술은 “유전자 기술(Gene Technology)”, “유전공학(Genetic Engineering)”, “현대적 생명공학(Modern Biotechnolog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798년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Malthus)는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와 식량의 산술급수적 증가로 인한 식량위기를 경고하였다. 이런 식량 위기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이루어진 품종 개량과 화학비료 개발을 통한 식량 증산, 이른바 “녹색혁명”을 통해 극복하여 왔다. 그러나, 세계 인구는 끊임없이 증가하여 1960년대 30억 명 수준에서 1999년에는 60억 명에 이르렀으며, 2050년대에는 10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식량 증산 방법으로는 한계를 보이게 되었으며, 새로운 품종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제2의 녹색혁명”이라는 유전자재조합기술인 것이다.
유전자재조합에 의한 품종개량과 종래의 품종개량은 유용한 유전자를 서로 조합시켜 원하는 성질을 갖는 품종을 만든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종래의 품종개량은 각각 원하는 특성을 지닌 유사한 종들을 교배하여 생성된 잡종 중 목적하는 품종만을 찾아내는 것으로, 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수확량이 많은 밀의 품종을 병해에 강하게 하기 위해 다른 병해에 강한 품종과 교배할 때, 그 다른 품종이 병해 내성 유전자만이 아니고 키를 크게 하는 유전자도 가지고 있다고 하면, 키가 큰 것은 잘 쓰러져 수확량이 떨어지므로 속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불필요한 특성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유전자재조합에 의한 품종개량은 원하는 특성을 지닌 유전자를 생물체에 직접 삽입함으로써 목적하는 품종만을 바로 얻을 수 있어 그 소요시간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삽입하고자 하는 유전자는 같은 생물종(種)에서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생물종에서도 얻을 수 있어, 품종개량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유전자재조합에 의한 품종개량을 위하여는 유용한 유전자의 탐색과 선발, 유전자 설계, 재조합유전자의 삽입, 유전자가 삽입된 조직 절편의 배양, 원하는 유전자 특성의 식물체 선발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GMO는 불과 20여 년 전에 처음 등장했으나 그 근원은 다음과 같이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 1856년 --- 멘델(Gregor Johann Mendel)이 유전법칙 발견 ⊙ 1928년 --- 그리피스(F. Griffith)가 유전자의 존재 확인 ⊙ 1953년 ---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이 DNA 이중나선 구조 규명 ⊙ 1967년 --- 겔러트(Gellert) 등이 조각난 DNA를 이어 붙이는 DNA 라이게이스(DNA ligase)를 발견 ⊙ 1970년 --- 스미스(Hamilton Othanel Smith)와 네이선스(Daniel Nathans)가 DNA에서 특정부분만을 절단하는 제한효소 발견 ⊙ 1973년 --- 스탠리 코헨(Stanley Cohen)과 허버트 보이어(Herbert Boyer)가 포도상구균의 유전자를 대장균에 삽입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데 성공 ⊙ 1978년 --- 미국의 제넨텍사(Genentech社)가 GM 기술로 대장균에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을 합성 ⊙ 1983년 --- 미국의 몬산토사(Monsanto社)가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GM 담배 개발 ⊙ 1994년 --- 미국의 칼진사(Calgene社)에서 개발한 잘 물러지지 않는 GM 토마토가 FDA에 의해 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 받음 ( 이 품종은 시장의 호응도가 낮아 1996년 이후 재배가 중단됨 ) ⊙ 1995년 --- 미국의 몬산토사(Monsanto社)가 제초제인 라운드업(Round-up)에 내성이 있는 GM 콩(RRS, Round-up Ready Soybean) 개발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4,500종 이상의 GMO가 연구되고 있으며, 수십 종의 GMO가 판매되고 있다. 2003년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 18개국의 약 700만 농민이 6,770만ha의 경작지에서 유전자변형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그 재배 면적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GM 작물의 재배는 콩, 옥수수, 카놀라(유채), 면화 등 4개 작물이 전체 GM 작물의 99.8%를 차지하며, 이 중 콩의 재배면적이 약 60% 정도이다. 전체 GM 작물 생산량의 3분의 2 정도는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콩 재배면적에서 GM 콩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005년 우리나라의 콩 수입량은 133만 톤이며, 전체 수입량의 약 77%인 102만 톤이 GM콩이었고, 수입된 콩의 99%는 식용유 제조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관련 연구기관에서 벼, 감자, 고추, 들깨, 고구마, 수박, 토마토, 장미, 국화, 카네이션, 담배 등 49개 작목, 172종에 이르는 GM 작물이 개발되고 있다. 이 중에서 제초제 저항성 벼, 바이러스 저항성 감자, 제초제 저항성 고추, 제초제 저항성 들깨 등 4종이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는 중으로 앞으로 3~4년 안에 GM 작물 1호가 선보일 전망이다.
GM 작물 1세대는 생산량 증가, 영농 편이, 농약 사용량 감소 등의 목적으로 개발되어 제초제 내성, 해충 저항성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개발 중인 2세대는 웰빙과 같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영양성이나 기능성을 강화한 특성( 예 : 비타민A 함유 쌀 )을 가지고 있으며, 3세대는 고부가가치를 가지는 먹는 백신( 예 : 콜레라백신 바나나 ) 등의 의약품 용도나 대체 에너지 생산 등의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 유전자재조합기술은 농업, 식품, 의약, 화학, 에너지, 환경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활발히 응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기술을 이용한 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보다도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식품이 안전한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유전자재조합식품이 미래에 차지하게 될 중요성과 장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GMO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거부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과 유용성을 지닌 대안이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높은 교육수준의 풍부한 인력자원을 토대로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GMO에 대하여 반대하는 목소리가 가장 높은 유럽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GMO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능성만을 근거로 모든 GMO를 거부할 수는 없으며 그것이 올바른 선택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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