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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유(잇꽃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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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화유(잇꽃기름) >
잇꽃은 국화과에 속하고 7~8월에 홍황색 꽃이 피는 1~2년생 초본식물로서 한자로는 “홍화(紅花)”라고 하고, 영어로는 “사플라워(safflower)”라고 한다. 원산지는 이집트 나일강 상류지역으로 고대로부터 세계 각지에서 홍색의 색소를 채취하기 위하여 재배하여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이 없던 시절에 신부의 연지, 곤지를 찍거나 입술에 칠하는데 사용하거나 옷감의 물을 들이는데 사용하였다. 염색약의 발달로 현재는 색소보다는 기름을 채취하기 위하여 재배한다. 채유용 잇꽃은 미국에서 품종개량 된 것으로 미국, 멕시코, 중국, 호주 등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다.
올리브유의 매출 신장에 고무된 식용유 회사에서 포도씨유, 홍화유, 해바라기유 등 고급식용유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저마다 건강에 좋다고 선전하고 있으며, 웰빙 분위기를 타고 고급식용유의 매출이 대폭 신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홍화유는 리놀레산(linoleic acid)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으므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혈행을 개선하며 심장병을 예방하고, 비타민E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 항암 및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고급식용유의 건강 효과는 과장된 것이 많으며, 과학적으로 논란이 진행 중인 내용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문이나 실험 결과만을 인용하여 사실을 호도하고 있는 면도 있다.
홍화유의 지방산 조성은 팔미트산(palmitic acid) 6.5~9.7%, 스테아르산(stearic acid) 1.3~2.3%, 올레산(oleic acid) 13~14%, 리놀레산(linoleic acid) 74~77% 등으로 포도씨유와 유사하며,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은 약 90%이다. 홍화유에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기대할 수 있으나, 이것은 홍화유이기 때문이 아니라 식용유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효과이며, 식물성식용유가 동물성지방과 구분되는 특징인 것이다. 올리브유, 포도씨유는 물론이고, 해바라기유에도 리놀레산을 비롯한 불포화지방산이 약 90% 함유되어 있으며, 옥수수유에도 약 85%의 불포화지방산이 있고, 대두유에도 약 90%의 불포화지방산이 있다.
식물유에 많은 올레산, 리놀레산, 리놀렌산 등의 불포화지방산은 모두 콜레스테롤 저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어느 불포화지방산이 더 좋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섭취 비율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지방의 섭취가 많은 현대인의 경우 불포화지방산의 절대량이 부족하기는 어려우며, 상대적으로 ω-3 지방산이 부족하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는 ω-3 지방산인 리놀렌산이 전혀 없는 홍화유보다는 리놀렌산이 8~9% 들어있는 대두유나 카놀라유가 더 바람직하다.
고급식용유의 선전문구 중에 “콜레스테롤 제로(0)”를 강조하여 건강에 좋은 기름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고급식용유에 콜레스테롤이 없다는 것이 거짓은 아니지만 자기회사 제품만 그런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과장이다. 콜레스테롤은 원래 동물의 신체조직에만 있는 물질로서 식물에서 얻은 식물성식용유에 콜레스테롤이 없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다. 최근 동물의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물질이 식물에서도 발견되어 “식물성스테롤”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홍화유에 비타민E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토코페롤이라고도 하는 비타민E가 항산화작용이 있으며, 과산화지질 생성을 억제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압착하여 착유한 후 여과 등의 물리적 정제과정만을 거치는 참기름, 들기름, 버진 올리브유를 제외한 모든 식물성식용유는 정제과정에서 대부분의 비타민E가 제거된다. 정제 후에 다시 비타민E를 첨가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정제 식용유인데, 이것은 식용유 자체의 산화를 방지하여 유통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지 인체의 노화방지를 고려한 것은 아니다.
고급식용유의 효능을 강조하는 데 인용하는 논문은 대개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표한 것이 많은 데 이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적어도 식품영양학의 분야에 있어서는 선진국의 연구결과라고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입장에 근거를 두고 연구에 착수하며, 미국이나 유럽 사람의 영양상태가 우리나라 사람의 영양상태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라도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개개인에 따라 영양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는 성분이라도 이미 그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 효용이 없고 오히려 과잉섭취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입소문이나 판매회사의 홍보수단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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